반란 실패에도 프리고진 인기 여전…러시아인 3명 중 1명 “긍정적”
무장반란을 일으켰던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에 실패한 뒤에도 상당수의 러시아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각)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 ‘러시안필드’를 인용해 “러시아인의 30%는 여전히 바그너그룹 지도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안필드는 반란 직전과 직후, 약 1600명의 러시아인에게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차범위는 ±2.5%p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29%가 프리고진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변한 반면, “부정적” 답변은 약 40%에 달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 외의 응답자들은 “프리고진의 활동에 대해 잘 모른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프리고진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도는 반란 전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월 프리고진의 지지율은 41%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진행된 조사에서는 이보다 14%p 증가한 55%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반란 사태 이후 26%p가 감소한 셈이라고 매체는 짚었다.
NYT는 “러시아 정부가 프리고진의 신용을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도 상당수의 지지자가 남아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고 짚었다.
매체는 “이번 조사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점점 심해지는 가운데 진행됐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판하는 것이 불법인 러시아에서 진행된 여론조사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여러 관측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는 억압 때문에 응답자들이 자신의 솔직한 견해를 드러내기 어렵다고 비판한다”며 “그러나 여론조사 업체들은 잘 짜여진 질문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다고 반박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러시안필드가 전화로 접촉한 사람의 70∼80%는 조사 참여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프리고진은 반란 사태 일주일 만에 텔레그램을 통해 새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우리의 정의의 행진은 반역자들과 싸우고 사회를 움직이기 위한 것이었음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며 “조만간 전선에서 우리의 다음 승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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