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스타 출신 감독도 영입하는 사우디 ‘오일머니’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7. 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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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드 감독, 알 에티파크행
선수들 이어 지도자도 눈독
PIF 영향 없는 팀 행보 주목
사우디아라비아 알 에티파크 감독 계약을 한 스티븐 제라드 감독(오른쪽). 왼쪽은 알 에티파크의 칼리드 알 다발 회장. 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오일 머니’가 유럽 축구계를 하나둘 휩쓸고 있다. 이번에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도자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사우디행에 가세했다.

영국 BBC는 4일(한국시간) “제라드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에티파크 감독에 선임됐다”고 전했다. 계약기간은 2025년까지다. 제라드 감독은 1998년부터 2015년까지 17년간 잉글랜드 리버풀에서 활약해 ‘원 클럽 맨’으로 명성을 높이고서 지도자가 된 뒤, 스코틀랜드 레인저스, 잉글랜드 애스턴 빌라 감독을 역임했다. 지난해 10월 성적 부진으로 애스턴 빌라 감독직에서 물러났던 제라드 감독은 9개월여 만에 사우디 무대에서 새롭게 도전한다.

최근 골프계뿐 아니라 축구계에서도 사우디의 ‘오일 머니’ 파워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시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를 비롯해 5월 시즌 종료 직후 여름 이적 시장에서 스타급 선수들이 연이어 사우디 팀과 계약을 맺고 있다. 지난해 남자 축구 최고 권위 상인 발롱도르를 받았던 카림 벤제마와 최고 미드필더 중 한명인 은골로 캉테가 알 이티하드로 이적했다. 또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가 알 힐랄 유니폼을 입었고, 2021년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골키퍼로 선정됐던 에두아르 멘디가 알 아흘리와 계약했다. 유럽 내에서만 주목받던 여름 축구 이적 시장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확장된 분위기다.

골프 LIV 인베스트먼트를 만든 사우디국부펀드(PIF)가 축구계에도 크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자금 규모 6000억달러(약 784조원)의 PIF는 지난달 5일 알 이티하드, 알 나스르, 알 힐랄, 알 아흘리의 지분 75%를 보유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유럽의 명문 구단들조차 내세우기 힘든 수준의 금전적 조건을 통해 스타 선수들을 하나둘 영입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PIF의 영향력 안에 들지 않던 알 에티파크가 제라드 감독 영입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알 에티파크는 지난 시즌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16개 팀 중 7위에 올랐다. 칼리드 알 다발 알 에티파크 회장은 “제라드의 합류는 의심 없이 우리 리그에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조던 헨더슨(리버풀),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아스널) 등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제라드 감독이 조만간 유럽에서 뛰는 유명 선수를 영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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