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소부장 특화’ 반도체 투자법인 만든 SK···“일본 기업 4곳 검증”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가 신한금융그룹, LIG넥스원 등과 손잡고 해외 반도체 투자법인 ‘TGC스퀘어’를 만들었다. 이들은 약 1000억원을 공동 출자해 미국, 일본 등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소부장 기업에 투자해 안정적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첨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SK스퀘어는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둔 TGC스퀘어 최고경영자(CEO)에 최우성 SK스퀘어 반도체 투자담당 겸 SK텔레콤 재팬 대표를 임명했다고 4일 밝혔다. 반도체·정보통신기술 투자 전문기업인 SK스퀘어는 2021년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된 SK그룹의 중간 지주회사로, 산하에 SK하이닉스, 11번가 등을 거느린다.
최 CEO는 “반도체 인사이트를 가진 SK 주요 관계사와 국내 대표 금융사가 해외 공동 투자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프로젝트”라며 “전 세계 유수의 소부장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면서 미래 반도체 기술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TGC스퀘어는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출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반도체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자심의 체계도 구축했다. 조희준 전 BNP파리바 일본법인 영업담당을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미야모토 야스테루 전 크레디트스위스 부사장을 전문심사역으로 영입했다.
TGC스퀘어는 SK 정보통신기술(ICT) 관계사들이 운영하는 해외 투자 거점을 활용해 기술력이 우수한 해외 기업 조기 발굴에 나선다.
우선 회사 투자금의 약 60%를 일본 소부장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에는 소부장 전 영역에서 대체가 어려운 하이엔드 기술에 특화해 30%대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TGC스퀘어는 잠재적 투자 대상 기업 4곳에 대한 기술 검증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사, 친환경 반도체 부품 제조사, AI 반도체 개발사, 차세대 반도체 소재 개발사다. 향후 투자 기업이 확정되면 SK하이닉스 네트워크 기반 사업 및 기술 협력,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TGC스퀘어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한 뒤 TSMC, 마이크론 등으로부터 2조엔(약 18조원)에 가까운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며 “대내외 투자 환경이 어느 때보다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 가치사슬 강화를 목표로 일본 외에도 미국 등의 지역에서 소부장 기업을 발굴해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3일 미국 상무부는 현지 소부장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 계획을 공고하기도 했다.
공동출자 기업 중에서 LIG넥스원은 TGC스퀘어 법인 이사회 멤버로도 참여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반도체 강소기업을 발굴하고 협력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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