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서 복면강도 콘셉트 패션쇼… 오인한 경찰, 체포 작전 펼쳤다
프랑스에서 한 패션브랜드가 복면강도 콘셉트로 쇼를 진행하다가 경찰 조사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이 실제 강도 사건으로 이를 오해하면서 생긴 해프닝이었다.
3일(현지 시각)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싱가포르 패션브랜드 ‘유스인바라클라바’는 프랑스 파리의 한 쇼룸에서 2024 봄·여름 컬렉션 패션쇼를 열었다. 2019년 파리 패션위크에서 첫 데뷔를 한 뒤 파리에서는 처음으로 연 패션쇼였다.
그런데 쇼 마지막 날인 지난달 25일, 경찰이 들이닥치는 일이 벌어졌다. 쇼 가운데 복면을 쓰고 은행을 터는 콘셉트가 있었는데, 경찰이 이를 실제 강도 사건으로 오인한 것이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복면을 쓴 모델들이 손으로 총 모양을 하며 쇼룸 안으로 들어왔다. 이윽고 셔터가 내려가고 모델들이 쇼룸을 에워쌌다. 그러자 파리 경찰들이 경찰차에서 내려 이들에게 셔터 올릴 것을 명령하고, 내부 상황을 살폈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패션쇼 관계자와 관람객 등을 살피다 상황 설명을 듣고 나서야 철수했다.
이번 일은 쇼룸 밖 대기 차량 앞에서 복면을 쓴 채 대기 중이던 모델을 본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일어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모델이 쓰고 있던 것은 ‘바라클라바’라는 패션 아이템이다. 방한 의류의 한 종류로, 눈이나 입을 제외한 머리 전체를 덮는 형태로 제작된다. 마치 복면과 비슷한 형태라 이 패션 브랜드에서도 복면 강도 콘셉트의 쇼를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
유스인바라클라바 관계자는 “쇼가 시작되기 전 모델들이 외부에서 복면을 쓰고 있던 모습이 포착됐고, 일부 행인이 이를 신고하면서 경찰이 오는 헤프닝이 벌어진 것 같다”며 “프랑스 공권력을 낭비하게 만든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재발 방지를 위해 예방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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