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체스 인터뷰]여권 빼앗겠다는 얘기듣고 기분 좋았다…'우람이 형'에게 감사하고, 한화에 도움이 된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

민창기 2023. 7. 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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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를 가족처럼 대해줘 고맙다."

지난 4월 말 한화 이글스가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발표했을 때, 야구 관계자 대다수가 반신반의했다.

외국인 선수를 가족처럼, 한국인처럼 대해줘 고맙다.

-산체스 선수가 온 뒤 한화가 더 좋은 팀, 강한 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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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산체스와 이태양이 어깨동무를 한 채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외국인 선수를 가족처럼 대해줘 고맙다."

지난 4월 말 한화 이글스가 새 외국인 투수 영입을 발표했을 때, 야구 관계자 대다수가 반신반의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거의 없고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적도 없으며, 부상경력까지 있었다. 그런데 이 베네수엘라 출신 26세 좌완투수가 등판한 9경기에서 팀은 8승1무를 기록했다. 7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로 나선 리카르도 산체스는 6이닝 1실점 호투로 8연승을 이끌었다.

5승무패, 평균자책점 1.48. 산체스가 펠릭스 페냐와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하면서, 한화는 바닥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그는 안정된 제구, 평균 148km대 직구 구속이 아닌 "자신감"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았다. 지난 주 대전야구장에서 마주한 그는 "야구를 빼면 나를 설명할 수 없다. 야구는 가족을 제외한 나의 전부다"고 했다. 마이너리그 때 우승을 경험했는데,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얼마전 유모차를 밀며 가족과 함께 걸어서 퇴근하는 모습을 봤다. 팬들이 따라가면서 이름을 연호하면서 사인을 요청하고 사진을 찍던데 친절하게 응하더라.

▶일단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열정적인 응원을 받고 있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다. 선수에
그물망 뒤 벤치에 앉은 산체스가 문동주와 하트 놀이를 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1일 대구 삼성전 1회말. 선발 산체스가 무사 1루에서 안주형의 번트 타구를 잡아 2루에 던져 병살로 처리한 3루수 노시환을 향해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겐 이런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외국인 선수를 가족처럼, 한국인처럼 대해줘 고맙다. 만족스럽게 잘 지내고 있다.

-한화팬들은 8회 한 목소리로 '최·강·한·화'를 외치고, 또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를 부른다. 혹시 무슨 내용인지 알고 있나.

▶(통역을 통해 의미를 전해듣고)열정적인 팬들의 특별한 응원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이런 응원 덕분에 우리 팀이 계속해서 힘을 내고 있는 것 같다. 팬들이 항상 지지해주셔서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비록 우리팀이 순위가 낮을지는 몰라도 계속해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화 이글스는 좋은 팀이다.

-산체스 선수가 온 뒤 한화가 더 좋은 팀, 강한 팀이 됐다.

▶처음 왔을 때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걸 느끼고 있다. 이런 분위기 반전을 개인이 이뤄냈다고 얘기할 순 없다. 우리 선수들 한명 한명이 열심히 해 분위기를 바꿨다. 투수들의
7월 1일 대구 삼성전 6회말 투구를 마친 산체스가 더그아웃으로 걸어가다가 환호하는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일 삼성전 8회 수비를 마친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문동주와 산체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경우 서로 대화하고, 밀어주고, 이끌어주고, 협력하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 같다. 캡틴 정우람 선수, '우람이 형'에게 감사한다. 많은 조언을 해 주시는데 나뿐만 아니라 페냐, 문동주에게 정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꼴찌팀이라는 걸 알고 왔을텐데,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나.

▶계속해서 좋은 경기를 치르다 보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자신감을 얻었다. 자신감을 통해 계속해서 치고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동료들과 굉장히 가깝게 지내더라.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장난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의식적으로 다가서는 건가.

▶특별하다고 할 건 없지만 그게 내 성격이다. 친밀하게 다가가는 성격이다. 한국리그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경기를 더 즐기는 법을 배우고 있다. 다른 선수를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

-시즌이 시작된 후 영입 제의를 받았다. 어려운 팀 상황을 알고 있었을텐데.

7월 1일 대구 삼성전에서 8연승을 이끈 산체스가 경기 종료 후 최원호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훈련을 마치고 팀동료, 스태프와 이야기를 나고 있는 산체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한화에서 연락이 왔을 때 기분이 많이 좋았다. 일본이나 한국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기회를 원했다. 팀 상황이 어떻든 한국에 가면 많은 도움이 되자는 생각만 했다. 언제인가 떠나는 날이 오더라도 '산체스는 한화에 정말 도움을 많이 준 선수였다', '팀이 박차고 올라가는데 정말 도움을 많이 준 선수였다'고 기억되고 싶다.

-한국에선 좋은 외국인 선수가 못 떠나게 여권을 빼앗어야 한다는 농담을 한다.

▶(크게 웃으며)한 팬으로부터 직접 그 얘기를 들었다. 정말 즐거웠다. 개인적이 바람이 있다. 꼭 가을 야구를 경험하고 싶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KBO리그에 왔다. 한국에서 경력을 쌓아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투수들이 있다.

▶지금은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만 한다. 다른 일은 뒤로 미뤄뒀다. 먼 미래가 되겠으
6월 10일 대전 LG전. 산체스가 8회초에도 등판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다. 대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나 사실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해보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당장 급한 건 한화에서 성적을 내고 인정받는 것이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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