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가사도우미' 온다…200만원 월급에 실효성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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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장해온 '외국 국적의 가사 도우미'(가사 근로자)가 올 하반기부터 서울에 시범도입된다.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적의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비교적 저렴한 임금에 채용할 수 있도록 해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차별금지 협약 위반을 고려해 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을 적용할 예정인데, 이 경우 외국인 가사 도우미가 받게 되는 한 달 원급은 200만원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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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주장했던 오세훈도 "저출생 대책에 긍정적 물꼬 어려워"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장해온 '외국 국적의 가사 도우미'(가사 근로자)가 올 하반기부터 서울에 시범도입된다. 필리핀,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적의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비교적 저렴한 임금에 채용할 수 있도록 해 부모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최저임금 적용으로 최대 장점으로 꼽았던 급여가 2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실효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가사와 돌봄 등을 위한 외국인 가사 도우미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올 하반기 서울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는 시업사업과 함께 현장 수요 분석 등을 토대로 사업의 확대 여부와 보완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정부는 우선 100명 내외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비전문 취업 비자인 'E-9' 체류 자격으로 허가할 방침이다. E-9 비자는 고용허가제 인력으로 정해진 사업장에서만 일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3년간 체류가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적용됨에 따라 임금이 비교적 저렴하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차별금지 협약 위반을 고려해 이들에게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을 적용할 예정인데, 이 경우 외국인 가사 도우미가 받게 되는 한 달 원급은 200만원 수준이 된다.
현행 최저임금인 시간당 9620원을 적용하면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할 경우 주휴수당을 포함해 외국인 가사 도우미가 받게 되는 월급은 약 200만원이다. 이는 국내 가사 도우미 시급에 비해 30% 저렴하지만 개별 가정이 온전히 부담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200만원을 넘어서는 임금에 부담을 느껴 실효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외국인 가사 도우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해당 제도의 도입을 화두로 던진 오 시장 역시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의 도입이) 궤도에 들어섰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며 본래의 취지와 다르다는 의견을 밝혔다.
오 시장은 전날 열린 민선8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홍콩과 싱가포르는 제도 이용에 우리 화폐 가치로 100만원 넘게 쓰이지 않는다"며 "이 정도(100만원)가 되어야 저출생 (해결에) 도움이 되는데, 지금으로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200만원 이상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경우에는 (서비스 이용에) 동기부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범사업을 해도 저출생 대책에 긍정적 물꼬를 트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이를 이용하게 되는 부모들의 반응도 비슷하다. 서울에서 미취학 아동을 키우고 있는 A씨는 "100만원 수준으로 외국인 가사 도우미를 채용할 수 있다면 해당 사업을 이용하겠지만, 200만원에 달하는 급여를 매달 개별 가정이 온전히 부담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며 "실제 이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로 저출산을 극복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효과를 보려면 싱가포르처럼 최저임금 정책에서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차별을 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외국인이라고 해서 그들을 그저 값싼 가격에 들여오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며 "그들의 노동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임금 수준에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오 시장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상반된 의견이 존재한다"며 "계속해서 사회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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