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생사 확인 안 된 ‘출생 미신고’ 아동 알고보니…

미혼부가 출생신고…경찰 “초등학교 1학년 재학 확인”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을 계기로 전국에서 출생 미신고 사례에 대한 전수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제주에서 수사의뢰된 아동 1명이 친부에 의해 출생신고된 것으로 소재가 확인됐다.

4일 제주도와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제주시는 전날 경찰에 출생 미신고 아동 1명에 대한 소재 파악을 위한 수사 의뢰를 했다.

경찰은 ‘친부에게 아이를 보냈다. 친부랑 연락을 끊은 지 오래돼 연락처를 모른다’는 친모 진술을 토대로 친부 인적 사항을 특정하고, 이 아동이 제주시 소재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것을 확인했다.

이 아동은 친부에 의해 출생신고가 됐지만, 보건복지부 조사에선 ‘출생 미신고자’로 분류됐다.

경찰은 미혼부인 친부가 출생신고를 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예방접종관리시스템상 임시신생아번호만 있는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임시신생아번호는 병원에서 출생 후 12시간 내 접종하는 B형간염 예방접종을 위해 부여되며 이때 친모의 인적 사항이 등록된다.

하지만 이 아동은 친부가 출생 신고를 하면서 출생신고서에 친모 이름이 빠졌고, 친모가 출생 신고한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 미신고자로 분류됐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르면 혼인 관계가 없는 남녀 사이에 태어난 자녀의 출생신고는 원칙적으로 친모가 하게끔 돼 있다.

다만, 친모 소재가 불분명하거나 친모가 자녀의 출생신고에 필요한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 친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출생신고서에 친부만 기재된다.

앞서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정기감사에서 2015년부터 작년까지 전국적으로 2236명이 의료기관에서 태어났으나 출생신고가 안 된 사실을 확인했다.

제주도는 최초 복지부로부터 16명의 출생 미신고 명단을 통보받았지만, 이 중 2명이 타 시도로 거주지를 옮겼으며, 타 시도에서 3명을 이관받아 모두 17명의 아동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