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심한데 골프가 웬말?” 홀마다 흙 꽉 채워 묘목 심었다

김자아 기자 2023. 7. 4. 14: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페인 기후행동가 '멸종반란(XR)' 회원들이 골프장들이 가뭄 속 물을 낭비하고 있다며 골프장 10곳을 돌며 홀마다 흙을 채우고 묘목을 심었다./AFP 연합뉴스

스페인의 기후행동가들이 극심한 가뭄 속에서 골프장들이 너무 많은 물을 쓰고 있다며 골프장 10곳의 홀을 흙으로 메웠다.

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기후행동단체 XR(Extinction Rebellion·멸종반란) 회원들은 지난 2일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바스크 지방, 나바라, 이비자 등 지역 골프장 홀에 흙을 메우는 캠페인을 벌였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회원들이 골프장 홀을 흙으로 채운 뒤 그 안에 묘목을 심는 모습이 담겼다. 한쪽엔 ‘가뭄 경고. 기후 정의를 위해 골프장을 폐쇄함’이라는 푯말도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XR은 성명에서 “스페인이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음에도 골프장들이 물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규탄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특히 스페인의 골프장들이 푸른 잔디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10만리터(ℓ)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두 도시의 물 사용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양이라고 지적했다.

XR은 “스페인은 점점 메말라가고 있고 농가에서는 농작물을 키울 물조차 부족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스페인 인구의 0.6%에 불과한 엘리트 계층의 여가생활을 위해 필수 자원을 소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은 지난해 1월부터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강수량이 적은 일부 지역의 가뭄 피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 4월엔 기록적으로 가장 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가뭄이 더 악화됐다. 결국 스페인 정부는 지난 5월 농민과 일반 시민들이 가뭄에 대처할 수 있도록 22억 유로(약 3조1370억원)규모의 재정지출을 승인했다.

테레사 리베라 스페인 환경부 장관은 “스페인은 가뭄에 익숙한 나라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심한 가뭄을 자주 겪고 있다”며 “이를 대비하기 위해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지원 계획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