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냉전적 사고" 발언에 與 "이러니 '상왕 정치' 비판 받는 것"

유승목 기자 2023. 7. 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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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양산=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현판식을 마친 뒤 책방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04.25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발언을 두고 여당인 국민의힘이 4일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자기 정치에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6.25 전쟁 73주년을 맞아선 동족상잔 비극의 역사를 앞에 두고 느닷없이 왜곡된 역사 인식이 가득한 책을 권하더니 어제(3일)는 '냉전적 사고'를 운운하며 또다시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에둘러 비판하고 나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내년 총선이 점차 가까워지니 지지층 결집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겠다는 다급함이 지난 며칠간 문 전 대통령의 언행에 그대로 묻어난다"며 "문 전 대통령은 과연 잊히고 싶은 게 맞나. '나를 현실 정치에 소환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스스로 중심에 서며 역대 어느 전직 대통령보다 자기 정치에 여념 없으니 '상왕 정치'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거짓 평화 쇼에 취해 사실상 핵 고도화를 위한 시간을 벌어줬고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며 군사훈련을 등한시하는 등 문재인 정권의 대북 외교 정책은 가짜 평화에 매달린 5년이었음을 잊었는가"라며 "이념에 매몰된 '묻지마 탈원전'은 태양광 카르텔을 형성하며 비리 온상으로 전락시켰고 문재인표 탈원전 정책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으로 국가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혈세는 제대로 된 관리 감독 한 번 없는 그들만의 지원금이 돼 시민단체의 눈먼 돈이 됐고 26전 26패의 부동산 정책과 꼼수의 꼼수로 통과시킨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등 불공정과 내로남불로 점철된 지난 정권의 과오는 이미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진정으로 '잊힌' 전직 대통령이어야 한다"면서 "비정상의 대한민국을 바로잡으란 뜻으로 국민께서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그 준엄한 뜻을 부디 잊지 말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이 쓴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평가 등이 담긴 '평화의 힘'을 소개하며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적었다.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이 '반국가세력' 발언을 한 이후 나온 메시지란 점에서 사실상 윤 대통령과 현 정부의 대북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한국자유총연맹 제69주년 창립기념행사에서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UN)안보리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라며 "우리를 침략하려는 적의 선의를 믿어야 한다는 허황된 가짜평화 주장이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화를 통한 남북 간 적대 해소 노력과 지정학적 환경을 유리하게 이끄는 외교 노력 없이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평화를 얻기가 어렵다"라며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이야말로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대전환이고 결단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는 그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고 했다.

이어 "그럴 때 남북관계는 발전했고 상대적으로 평화로웠으며 균형외교도 증진됐다. 국민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해 2만불 시대와 3만불 시대로 도약한 것도 이때였다"면서 "그렇지 못했던 정부에선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 남북관계는 후퇴하고 평화가 위태로워졌으며 국민소득까지도 정체되거나 심지어 줄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확연히 비교되는데도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며 "역대 정부가 평화를 위한 정책에서 일관성을 가지고 이어달리기를 했다면 남북관계와 안보 상황, 그리고 경제까지도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해 본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냉전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문 전 대통령이 말했다는데 그럼 종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무엇인가"라며 "냉전적 사고가 아니라 종북적 사고를 탈피하자는 것이다. 국가안보를 망쳐놓고 국민들을 북핵의 노예로 만들어 놓고 그냥 조용히 있지 그게 할 소리인가"라고 지적했다.

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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