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공들여 세운 '중소돌의 기적'이 이렇게 무너지나 [ST이슈]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공들여 세운 '중소돌의 기적'이 무너져 버렸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법적 다툼을 앞두고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는 소속사 어트랙트가 2022년 11월 론칭한 신인 아이돌로, 지난 2월 발매한 '큐피드(Cupid)'가 3월 27일,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 진입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데뷔한지 4개월 만에 이뤄낸 그야말로 '중소돌의 기적'이었다. 이후에도 '큐피드'가 빌보드에서 롱런하는 성과를 이어갔다.
그러나 기적은 길지 않았다. 6월 23일, 어트랙트가 "피프티 피프티에게 접근해 당사와의 전속계약을 위반하도록 유인하는 외부세력이 확인됐다"고 폭로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이어 3일 후인 26일, 어트랙트는 "최근 불거진 외부 세력의 멤버 강탈 시도 사건 배후에 모 외주용역업체와 워너뮤직코리아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워너뮤직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모 외주용역업체가 워너뮤직코리아에 접근해 피프티 피프티를 팔아 넘기는 제안을 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알렸다.
어트랙트가 지목한 워너뮤직코리아는 피프티 피프티의 해외 유통사다. 워너뮤직코리아는 곧바로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계속해서 27일, 어트랙트는 강남경찰서에 주식회사 더기버스의 대표 안성일 외 3명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공지했다. 더기버스가 업무방해와 전자기록등손괴, 사기 및 업무상배임 행위를 했다면서 "해외 작곡가로부터 음원 '큐피드'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어트랙트에게 저작권 구매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고 본인 및 본인의 회사가 저작권을 몰래 사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8일, 피프티 피프티 멤버 새나, 키나, 아란, 시오(이하 멤버들)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6월 19일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어트랙트가 투명하지 않은 정산, 활동이 어려운 건강 상태를 밝혔음에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자 했던 모습 등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여러 사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29일에는 더기버스가 어트랙트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는 7월 3일, 워너뮤직코리아 관계자와의 녹취록 파일을 공개하며 외부세력 배후를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녹취록에서 워너뮤직코리아 전무는 전홍준 대표에 "안성일 대표한테 전에 바이아웃을 하는 걸로 저희가 200억 제안 드린 게 있다"고 말했다. 어트랙트는 녹취록에 근거, 안성일 대표가 전홍준 대표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바이아웃 건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더기버스 측은 곧바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어 4일 디스패치는 피프티 피프티의 정산이 여전히 마이너스인 데다 전홍준 대표가 멤버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전홍준 대표와 안성일 대표가 나눈 메시지를 공개했다. 앞서 멤버들이 제기했던 투명하지 않은 정산, 건강 문제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강행했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보도에 따르면 전홍준 대표와 안성일 PD는 역할을 나눴다. 전홍준 대표는 자금 조달을 담당했고, 안성일 대표는 트레이닝을 맡았다. 멤버들 숙소 월세는 270만 원이었고, 매월 트레이닝 비용으로 2~3000만 원이 나갔다. 여기에 뮤직비디오 제작에만 10억 원이 넘게 투자되며 전홍준 대표는 외제차를 팔고, 시계도 처분했으며, 노모의 9000만 원까지 보탰다고.
또한 '큐피드'는 스웨덴 음악학교 학생들이 만든 곡이며 안성일 대표가 어트랙트 몰래 저작권을 양도받고 저작권 지분을 95.5%(더기버스 포함)나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홍준 대표는 5일 오후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소송으로 법정에 선다.
엇갈린 입장이 잇따르고 있지만 여론은 한쪽으로 쏠린 모양새다. 피프티 피프티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스스로 갈랐다는 씁쓸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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