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팹리스에 설계 지원 키트 제공…국내 생태계 강화
(지디넷코리아=이나리 기자)삼성전자가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발벗고 나선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올해 하반기부터 팹리스 파트너사에 최첨단 2, 3나노미터(nm) PDK(Process Design Kit, 반도체 공정 설계 지원 키트) 솔루션을 제공한다. 더불어 팹리스의 시제품 생산을 돕는 MPW(Multi Project Wafer, 멀티프로젝트웨이퍼) 서비스도 내년에 올해 보다 10%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SFF)'과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을 개최하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전략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28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포럼을 개최한 이후 국내 시장에서도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다. 이날 포럼에는 1천100여명의 삼성전자 고객사와 파트너사가 참석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AI 적용 분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특히 다양한 개별 서비스에 특화된 엣지(Edge)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고성능 AI 반도체에 특화된 최첨단 공정과 차별화된 스페셜티 공정, 그리고 글로벌 IP 파트너사와의 긴밀하고 선제적인 협력을 통해 AI 시대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DK 프라임' 솔루션 출시...최첨단 2·3나노 설계 인프라 공급
삼성전자는 'SAFE 포럼'에서 100여 개의 파트너와 함께 '고객의 성공'이라는 공동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를 지원하는 'PDK 프라임(Prime)' 솔루션을 올해 하반기부터 2나노, 3나노 공정 팹리스 고객에게 제공하고, 향후 8인치와 12인치 레거시(Legacy) 공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제품 설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3개 항목과 설계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2개 항목, 그리고 PDK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2개 항목을 PDK 프라임에 구현했다.
일례로 PDK 프라임 항목 중 SDVC(Static Device Voltage Checker)는 트랜지스터, 저항, 캐패시터 등 반도체 내부 소자의 전압이 규격안에서 설계됐는지를 10분 이내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SDVC를 사용하면 기존 대비 90% 이상의 정격 전압 오류 검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MPW 서비스 내년에 10% 늘린다…KAIST와 28나노 MPW 협력 확대
삼성전자는 내년에 최첨단 MPW 서비스를 올해 보다 10% 늘려서 국내외 팹리스 고객의 시제품 제작 기회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MPW 서비스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형태로, 한 장의 웨이퍼에 다른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방식이다. 팹리스 업체는 반도체를 출시하기에 앞서 파운드리에서 시제품을 만드는 MPW 과정을 거친다. 파운드리 업체의 MPW 서비스 할당이 많을수록 팹리스 기업들이 시제품을 생산할 기회가 많아지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AI, 고성능 컴퓨팅, 모바일 제품 설계에 활용 가능한 첨단 4나노 공정의 MPW 서비스를 지난 4월 처음 시작했으며, 8월과 12월에 걸쳐 올해 세 차례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국내외 대학과의 연구개발 협력도 확대하며,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역량 강화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에 28나노 로직(Logic) 공정 MPW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협력 범위를 FD-SOI(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 공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써 2021년부터 2026년까지 28나노 MPW 서비스는 총 15회 무상으로 600개 반도체 제작을 지원하게 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국내 대학과의 추가 협력을 통해 미래 반도체 기술과 인재 양성, 혁신 생태계 구축을 적극 추진한다. 국내 대학에 제공 중인 14나노 MPW 공정을 해외 대학에도 제공할 계획이다.
2025년 2나노·GaN 반도체 양산…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
삼성전자는 2025년 모바일을 중심으로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해 2027년까지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으로 응용처를 단계별로 확대하고,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또 최첨단 패키지 협의체 MDI(Multi Die Integration) 얼라이언스를 출범해 비욘드 무어(Beyond Moore)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공유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평택 3라인에서 파운드리 제품을 양산하고 ▲내년 하반기 테일러 1라인 가동 ▲2025년 8인치 GaN(질화갈륨)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 시작 등 고객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주요 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 리벨리온, 딥엑스(DeepX) 등이 세션 발표자로 참가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AI·저전력 반도체를 개발한 성과를 소개했다.
국내 최대 팹리스 기업인 LX세미콘의 고대협 연구소장은 "대형화, 고해상도, 고화질, 고주사율을 요구하는 동시에 전력 소모량이 적은 제품을 찾는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8인치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12인치까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팹리스 기업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CEO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AI 반도체 아톰(ATOM)이 업계 최고 수준의 GPU 성능과 동급 NPU 대비 최대 3.4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보인다"고 소개했다.
또 AI 팹리스 기업인 딥엑스의 김녹원 CEO는 "다양한 엣지 및 서버 AI 응용 분야에 적합한 고성능 저전력 AI 반도체 4종(DX-L1, DX-L2, DX-M1, DX-H1)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14나노, 28나노 공정을 통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올해 하반기에 독일과 중국에서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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