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비켜'…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 "AI 시대 패러다임 주도"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한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전략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 파운드리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Samsung Foundry Forum 2023)'과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 2023'을 개최했다.

이날 SAFE포럼에선 100여개의 삼성전자 파운드리 파트너사와 함께 '고객의 성공'이란 공동 목표를 제시했다. 그 방법으론 팹리스(반도체 설계) 고객의 최첨단 제품 설계 인프라를 발전시키기 위한 'PDK(반도체 공정 설계 지원 키트) Prime' 솔루션 등 8인치부터 최첨단 2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까지 제시했다.

PDK 프라임은 PDK 사용 편의성을 강화해 고객의 효율적 제품 설계를 지원하는 솔루션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2나노, 3나노 공정 팹리스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향후 8인치와 12인치 레거시 공정으로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제품 설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3개 항목과 설계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2개 항목, 그리고 PDK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2개 항목을 PDK Prime에 구현했다.

PDK 프라임 항목 중 'SDVC'는 트랜지스터, 저항, 캐패시터 등 반도체 내부 소자의 전압이 규격 안에서 설계 됐는지를 10분 이내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기존 대비 90% 이상의 정격 전압 오류 검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 주요 팹리스 기업들도 참가했다. LX세미콘과 리벨리온, 딥엑스 등이 세션 발표자로 나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AI·저전력 반도체를 개발한 성과를 소개했다.

고대협 LX세미콘 연구소장은 "대형화, 고해상도·고화질·고주사율을 요구하는 동시에 전력 소모량이 적은 제품을 찾는 최근 디스플레이 시장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8인치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12인치까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I 팹리스 기업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CEO(최고경영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공정에서 제작된 AI 반도체 아톰(ATOM)이 업계 최고 수준의 GPU 성능과 동급 NPU 대비 최대 3.4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AI 팹리스 기업 딥엑스의 김녹원 CEO는 "다양한 엣지 및 서버 AI 응용 분야에 적합한 고성능 저전력 AI 반도체 4종(DX-L1, DX-L2, DX-M1, DX-H1)을 삼성전자 파운드리 5나노, 14나노, 28나노 공정을 통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MPW 서비스 현황과 계획, 국내외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생태계 강화 방안도 이날 공개했다. MPW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형태로, 한 장의 웨이퍼에 다른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방식이다. 해당 방식은 AI와 고성능 컴퓨팅, 모바일 제품 설계 모두에 활용 가능한 4나노 공정 서비스로,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처음 시작했다. 8월과 12월에 걸쳐 올해 총 세 차례 지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는 4나노를 비롯한 MPW 서비스를 올해보다 10% 이상 제공하는 등 국내외 팹리스 고객의 시제품 제작 기회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대학과의 연구개발 협력 확대로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역량도 한층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에 28나노 로직 공정 MPW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협력 범위를 FD-SOI(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 공정으로 확대하는 등 2021년부터 2026년까지 28나노 MPW 서비스를 총 15회 무상 제공해 600개 반도체 제작을 지원한다. FD-SOI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막을 형성하고 그 위에 트랜지스터를 구성하는 기술이다. 트랜지스터 동작 시 발생하는 누설 전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파운드리 로드맵도 다시 한번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모바일을 중심으로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해 2027년까지 고성능 컴퓨팅(HPC), AI로 응용처를 단계별로 확대한다. 2027년에는 1.4나노 공정을 계획대로 양산한다.

또 최첨단 패키지 협의체인 'MDI Alliance'를 출범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엔 평택3라인에서 파운드리 제품을 양산하고, 2024년 하반기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1라인을 가동한다. 2025년엔 8인치 GaN(질화갈륨) 전력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 기조연설에서 "AI 적용 분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특히 다양한 개별 서비스에 특화된 엣지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는 고성능 AI 반도체에 특화된 최첨단 공정과 차별화된 스페셜티 공정, 그리고 글로벌 IP 파트너사와의 긴밀하고 선제적인 협력을 통해 AI 시대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달 미국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먼저 개최했는데, 올해 하반기에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도 개최할 계획이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