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 지켜낸 정읍 선비들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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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는 역사가 기록된 조선왕조실록을 4대 사고(史庫)인 춘추관, 성주·충주·전주사고에 분산시켜 보관했다.
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왕의 초상화)을 정읍 내장산으로 옮기는 이안(다른 곳으로 옮김) 행렬 재현 조형물을 지난달 내장산에 설치했다.
시는 정읍문화원과 함께 '조선왕조실록 이안길 걷기' 행사를 해마다 '문화재지킴이 날'(6월22일)에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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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는 역사가 기록된 조선왕조실록을 4대 사고(史庫)인 춘추관, 성주·충주·전주사고에 분산시켜 보관했다. 그러나 1592년 4월(음력) 임진왜란 발발 20여일 만에 성주·충주사고, 춘추관에 보관됐던 실록은 불에 탔다. 유일하게 남은 전주사고본이 위기에 처했다. 그해 6월 정읍의 선비 안의(安義)와 손홍록(孫弘祿) 등은 실록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 20여명과 전주사고에 있던 실록 등을 정읍 내장산 용굴암으로 옮겼다.
이후 안의와 손홍록은 더 깊은 산 속인 은봉암, 비래암 등으로 옮겨가며 1년여 동안 지켜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매일의 상황을 ‘수직일기’(守直日記)로 남겼다. 그들은 실록이 정읍을 떠나 여러 곳을 거쳐 강화도까지 옮겨질 때도 사재를 털어 동행하면서 실록을 지켜냈다. 전쟁이 끝난 뒤 조선왕조는 전주사고본을 토대로 복본해 춘추관, 마니산, 태백산, 묘향산(인조 때 무주 적상산으로 옮김), 오대산사고 등 더 안전한 산중에 보관했다. 우여곡절 끝에 실록은 1997년에 훈민정음과 함께 유네스코에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전북 정읍시가 조선왕조실록을 지킨 정신을 선양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과 태조 어진(왕의 초상화)을 정읍 내장산으로 옮기는 이안(다른 곳으로 옮김) 행렬 재현 조형물을 지난달 내장산에 설치했다. 내장사에서 조선왕조실록 보존터인 용굴암까지 1.5㎞ 탐방로 구간 6곳에 조형물을 세운 것이다. 실록 등을 안전하게 지켜낸 정읍의 선비 안의·손홍록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함이다. 시는 내년에 이와 관련한 학술대회를 열 계획이다.
시는 정읍문화원과 함께 ‘조선왕조실록 이안길 걷기’ 행사를 해마다 ‘문화재지킴이 날’(6월22일)에 진행하고 있다. 코스는 내장산 일주문~내장산 용굴암이고, 이 코스를 문화관광 해설사와 함께 걷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임진왜란 당시 국난 위기 속에서 민관의 협력으로 세계기록유산 조선왕조실록 등을 안전하게 지켜냈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2018년에 ‘문화재지킴이 날’을 만들었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문화재를 지킨 용기 있는 행동은 후손들이 계승해야 할 정신이다. 전주시 및 다른 지자체 문화원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2일 서울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안의와 손홍록 선생을 기리기 위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안의·손홍록 선생 선양 모임’ 창립식을 열었다. 앞으로 장학금 지급, 시각 디자인과 웹툰 제작, 흉상 제작 등의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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