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적, 쇼크냐 서프라이즈냐…"어쨌든 주가는 오른다"

김사무엘 기자 2023. 7. 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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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의 전망이 다소 엇갈린다. 8000억원대 영업손실로 어닝 쇼크를 낼 거란 전망이 나오는 한 편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2분기 실적과는 별개로 주가가 우상향 할 거란 전망은 공통적이다. 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하반기부터 실적이 반등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인 AI(인공지능)용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26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14조970억원) 대비로는 80% 가량 급감한 수준이지만 2000억원 초반대였던 한달 전 전망치와 비교하면 최근 이익 눈높이는 다소 상향됐다.

증권사별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치는 천차만별이다. 가장 낮은 추정치를 제시한 곳은 BNK투자증권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삼성전자가 2분기 82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추정치였던 5000억원 영업손실에서 추가 하향했다.

이 연구원은 "디램 실적이 소폭 상향됐음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수요 악화의 영향이 2분기에도 지속됨에 따라 시스템 반도체와 무선 부문 실적이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이라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 역시 2분기에 적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매 분기 수조원대의 이익을 올렸던걸 감안하면 사실상 적자만 겨우 면한 수준이라는 의미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의 적자가 4조4000억원으로 예상되고 MX(모바일 경험) 부문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9% 감소할 것"이라며 "낸드 메모리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전분기 대비 3% 감소했고 스마트폰 출하량과 ASP(평균판매단가)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이익 전망치를 상향하는 리서치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난달 23일 리포트에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을 9012억원으로 제시하며 이전 전망치(4000억원)보다 대폭 상향했다. 시장 전망치보다 3배나 높은 수준이다. 올해 총 영업이익 전망도 기존 11조원에서 11조5000억원으로 상향했다.

김동원 본부장은 "삼성전자 분기 실적은 1분기에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삼성전자의 디램 출하량이 기존 전망치를 상회하는 가운데 재고 감소가 시작되면서 빠른 원가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이익 전망치를 기존 239억원에서 2984억원으로 상향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쟁사처럼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적자 폭은 의미 있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증권도 시장 전망치보다 높은 5000억원을 이익 전망으로 제시했다.

마이크론이 최근 의미있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것도 삼성전자 실적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마이크론의 올해 3~5월 매출액은 37억52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6.6% 감소했지만 시장 전망치(36억9000만달러)보다는 양호했다. 주당순손실도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 높은 1.4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메모리 업체들이 고강도 감산에 들어간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분기 전망은 엇갈리지만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은 공통적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3분기가 3조6795억원, 4분기는 4조9581억원이다. 내년 영업이익은 약 37조원으로 올해보다 3배 이상 늘고 2025년에는 약 50조원으로 2021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AI 서버 구동을 위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김 본부장은 "삼성전자 전체 디램 매출에서 HBM3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6%에서 내년에는 18%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3 가격은 기존 메모리 반도체 대비 5배 이상 높고, 향후 5년간 AI 서버 시장이 연평균 25% 성장할 것으로 보여 중장기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가 반대로 움직여왔던 경험을 감안하면 2분기 실적 부진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8만~9만원 이상으로 높여 잡았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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