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혼인시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한도 확대 검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정부 "저출생 대응노력 확충"

정부가 4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혼인 시 '결혼 자금'에 한해 증여세 공제 한도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자녀가 최근 10년 동안 부모로부터 받은 금액이 5천만 원을 넘지 않으면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결혼 이전에 증여받은 돈이 전혀 없다면 주택 등 자산 구입을 위해 부모에게 받는 돈 5천만 원까지는 세금을 물지 않는다는 뜻이다.

신혼부부 두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양쪽 부모로부터 각각 5천만 원씩 총 1억 원을 증여세 없이 결혼 자금으로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힌 결혼 자금 증여세 공제 한도 확대 명분은 '저출산 대응 노력 확충'이다.

기획재정부 방기선 제1차관은 "저출생 문제가 매우 심각한 만큼 결혼이나 출산 인센티브를 최대한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증여세 공제 한도 확대를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방기선 차관은 "자녀 1인당 공제 한도 5천만 원이 정해진 게 2014년으로 10년 정도가 지났는데 그동안 물가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상향 조정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결혼 자금 증여세 공제 한도 확대가 혼인하는 자녀에게 거액을 증여할 수 있는 부유층에게만 혜택을 안길 것이라는 지적이 잇달았다.

더 나아가 부자들의 증여세 탈세나 탈루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방 차관은 "결혼과 출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공제 한도 완화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기선 차관은 "공제 한도 확대 수준 등은 여론 수렴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세법 개정 때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중소·중견기업계가 강력하게 요구해 온 '가업 승계를 위한 세제 지원 확대'와 관련해 증여세 연부연납 기간을 현행 5년에서 20년으로 대폭 연장하기로 했다.

또, 10% 특례 저율 과세 구간 한도를 6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크게 높이는 등 가업 승계에 따른 세 부담 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가업상속공제 및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 후 사후관리기간 5년 동안 업종 변경 허용 범위를 기존 '중분류'에서 '대분류' 내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일례로 수도꼭지 재료를 금속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꾸면 중분류 범위를 넘는 업종 변경이 되면서 가업상속공제 등 세제 혜택이 박탈된다는 업계 호소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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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희진 기자 heejj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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