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1.4%로 하향 조정…경상수지 230억달러 흑자 목표(종합)

이철 기자 2023. 7.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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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제]무역금융 역대 최대 184조 공급, 350억달러 수주 목표
정책금융·공공기관 등 15조+α 추가 투입, 노동·교육·연금 개혁 가속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관계부처 장차관들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영진 산업부 1차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추 부총리. 2023.7.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정부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낮춘 가운데, 수출과 투자가 하반기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멘텀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총력 지원에 나선다.

특히 '경제활력 제고', '민생경제 안정', '경제체질 개선' 3대 중점 과제를 선정하고 올해 성과를 창출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래대비 기반 확충 등 중장기 과제도 함께 추진한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향후 거시정책은 물가 안정에 유의하면서 실물경제, 금융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상저하고' 전망 유지…경상수지 230억달러 흑자 달성 목표 우선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4%로 전망하며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p) 낮췄다. 내년 성장률은 2.4%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은 3.3%로 예상하며 당초보다 0.2%p 하향 조정했고, 내년에는 2.3%를 기록한다고 내다봤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상반기가 예상보다 부진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률 1.4%는 현 상황에서 제시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수치이며, 올 한 해 경제상황을 '상저하고'로 예상한 데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그러면서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를 230억달러 수준 흑자로 전망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득수지 흑자와 상품수지가 하반기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 데 따른 예상치다. 경상수지는 외국과의 상품, 서비스거래와 외국에 투자한 대가로 벌어들이는 배당금, 이자 등의 소득 거래 등을 합산한 통계로, 통관 기준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인 무역수지와는 차이가 있다.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 등 4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무역수지는 지난 6월 11억3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며 16개월 만에 흑자전환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한 가운데 수입이 더 크게 줄어들면서 기록한 불황형 흑자로 정부는 하반기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확대를 위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찾아가는 원스톱 수출 119', 범정부 통합 수출 해외전시회 신청 플랫폼 등 수요 중심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또 10대 수출 유망국 대상 무역사절단을 파견해 바이어 매칭 등을 지원하고 샘플 운송비 등 후속 수출성과 창출을 지원한다.

하반기 중 무역금융은 역대 최대인 184조원을 공급하고 중소기업 및 수출 다변화 성공기업을 대상을한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특히 올해 350억달러 규모의 해외수주 달성을 목표로 정상 세일즈 외교 등 국가간 협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ODA(공적개발원조) 등을 바탕으로 대형 수주와 발주를 지원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전경 (기획재정부 제공) 2020.11.23/뉴스1

◇정책금융·공공기관 등 15조+α 추가재원 투입…세수 재추계

아울러 정부는 물가 안정을 기반으로 민생 예산을 차질없이 집행하고, 유동성 공급을 확대해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유도할 계획이다.

재정의 경우 이르면 다음달 말 세수 재추계를 실시하고 세계잉여금·기금 등 여유재원을 활용해 예산을 집행한다. 공공기관의 경우 올해 투자계획의 100%를 집행하되, 내년 사업을 앞당겨 집행하도록 적극 유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2조원가량을 추가로 집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정책금융은 하반기 중 당초 계획 대비 13조원 확대한 242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우량채의 하반기 발행 물량·시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채권 수급을 개선할 예정이다. 오는 12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를 폐지하고 하반기에 외평채도 27억달러 한도로 신규 발행한다.

가계부채 감소를 위해 연체 위기자 대상 채무조정 특례제도를 운용하고 개인채무자보호법 제정을 추진한다. 부동산 PF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비율을 80%에서 90%로 상향하고 건설사 대상 PF대출 보증요건도 완화한다.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하반기 26조원 규모 시설투자 자금을 공급한다. 국가전략기술·시설에 대해선 세액공제 범위를 확대하고 국가 최고위급 투자유치 행사도 기획한다. 벤처업계 지원을 위해선 '벤처활성화 3법' 개정을 추진할 전망이다.

이외에 지역 경제를 위해선 '지역 인프라 확충 지원단'(가칭)을 신설해 지역의 공공·민간 프로젝트 진척도를 점검한다. 올해 시행령을 개정해 비수도권을 대상으로 개발 부담금 부과기준을 한시적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울 시내 한 상가밀집지역 외벽에 전력량계량기의 모습. 2023.6.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물가안정 총력…전세사기 피해 최소화 추진

정부는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물가·생계비부담 경감, 주거 안정, 일자리 확충 등 정책도 계속 추진한다.

방 차관은 "하반기까지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둘 생각"이라며 "7월에 물가상승률 6.3%를 찍은 이후 계속 떨어지고는 있는데, 물가 변동성을 항상 조심해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에너지 물가 안정을 위해 CNG 연동보조금을 신설하고 경유 유가 연동보조금을 재시행하기로 했다. 공공요금은 상반기 동결 기조에 이어 하반기에도 인상요인을 최대한 억제할 계획이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품·외식 분야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중기·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도요금 감면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역전세·전세사기 피해 회복을 위해 이달 말부터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집주인의 '보증금 차액에 대한 반환목적 대출'에 한해 대출규제를 완화한다.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지난해 수준(60%)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방 차관은 "2020년 종부세 주택분 징수액이 1조5000억원이었는데,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올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적용하면 2020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역전세 방안은 갭투자 등 악용 우려를 여러 방향에서 제시해서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방안이 다각적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정책으로는 '제2차 빈일자리 대책'을 마련해 지원 업종을 6개에서 10개로 확대한다. 직업훈련 고도화를 위한 '제4차 직업능력개발기본계획(2023~2027년)'을 수립하고 청년·여성·고령층 등 고용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외에 복지 정책으로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상향하고 반지하 자가가구 침수방지시설 설치비를 전액 지원한다. 최근 논란이 됐던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해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어린이집의 '0세반' 개설, 단계적 보육료 인상 등도 추진한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민원실 모습. 2023.6.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R&D 예산 나눠먹기 막는다…노동·교육·연금 개혁 가속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체질'을 개선해 과학기술·첨단산업 등을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나눠먹기식 관행을 혁파하고 3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한다. 해외로는 국가별 R&D 협력 방안 등을 포함한 종합전략을 9월 중 수립하고 하반기 계획된 '신(新)성장 4.0'의 3대 분야, 15대 프로젝트 주요과제를 추진한다.

방 차관은 "올해 예산이 편성된 R&D는 그대로 간다"며 "다만 R&D(예산)가 오랜기간 지속해 증가하면서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꾸준이 제기됐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재정당국이 함께 고민하면서 내년 예산 편성할 때 R&D 사업 계획을 획기적으로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예고했던 노동·교육·연금 개혁은 가속화한다. 노조의 업무방해, 사용자의 포괄임금 오남용 등 불법·부당행위에는 강하게 대응하면서 노조의 회계투명성 제고도 추진한다. 대학의 경우 규제개혁·한계대학 정비·지역대학 혁신 등을 지속 추진하고 재정·세제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한다.

각 산업군의 경쟁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독과점 시장인 금융, 통신 시장의 경우 이달 중 각각 세부 경쟁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불공정채용, 상습 임금체불 등에 대한 법적 제재 기반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기술탈취 관련 구제수단도 강화한다.

김영미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린 인구정책기획단 킥오프 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2023.6.1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저출산·고령화 대응 시급…국제연대도 강화

정부는 하반기 미시적인 경제정책뿐 아니라 미래 대비 기반 확충 정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구정책 추진체계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와 '인구정책기획단'으로 통합하고 범정부 대응을 추진한다. 생산연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외국인 이민정책 추진체계를 구축하고 4분기 정책 개편방향을 마련하기로 했다. 결혼 장려를 위해 혼인 시 결혼자금에 한해 증여세 공제한도 확대도 검토한다.

방 차관은 "상속·증여세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 개편방안에 담기는 어렵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 방안을 만들기로 한 상황"이라며 "현재 (혼인 시 증여세) 1인당 5000만원인데, 세법을 개정할 때 여론 점검을 통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연대를 위해선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목표(2019년 대비 2030년까지 2배 확대)를 조기 달성해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발언권을 높이기로 했다. 공급망 안보를 위해 '공급망 3법' 제정과 후속조치를 추진하고 리스크 품목 중심으로 비상 계획을 마련한다.

이외에 기후·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선 에너지 사용 효율화, 원전생태계 복원 등 에너지위기 대응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12월에는 정부·공공기관(건물 수송 분야 등)이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공부문 탄소중립 선도계획'도 수립할 계획이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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