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경제정책]① ‘1.6%→1.4%’ 성장률 전망 낮춘 정부… “상저하고 전망은 유지”
상반기 수출 예상보다 더 부진
소비 주도 성장…민간소비 2.5% 증가 전망
경상수지는 230억불 흑자 전망
물가 상승률 3.3% 전망
정부는 올해 한국경제가 1.4%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말 제시했던 성장률 전망치(1.6%)를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상반기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부진했음을 반영한 결과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3%로 당초 전망(3.5%)에서 0.2%p 내렸다.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서비스업 상방 압력도 완화되며 인플레이션 흐름이 둔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4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상반기 성장률은 0.9%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1.8%로 회복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작년 12월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선 올해 경제 성장률을 1.6%로 내다봤다.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1.4%)와 동일하다. 당시 한은도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p 낮췄다.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한 바 있다. 국제기구와 싱크탱크보다 정부와 한은이 상대적으로 경기 전망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성장률 하향 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수출 부진이다. 작년말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수출 4.5% 감소를 예상했던 정부는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는 수출이 6.6%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치를 조정했다. 수입은 국제에너지 가격 하락과 투자 부진에 따른 원자재 수입 둔화로 8.6%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수출액은 307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3336억달러로 7.7% 줄었다. 무역수지는 26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이 재고조정을 마치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 가능성은 하방리스크”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는 230억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기재부는 “상품수지는 하반기 무역수지 개선 등으로 작년 대비 흑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면서 “상품외수지의 경우 세법개정에 따른 배당수입 확대 등으로 소득수지는 개선되겠으나, 해외여행 확대에 따른 여행수지 악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민간 소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감염증 엔데믹으로 외부활동이 증가하면서 2.5% 증가할 것이라고 정부는 전망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민간 소비의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면서 “다만 보복소비 완화와 금리 인상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는 소비 위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연간 1.2% 감소를 전망했다. 설비투자는 작년 하반기 공급망 차질이 완화하며 반등했지만, 반도체 업황 둔화 영향으로 지난 1분기 감소 전환했다. 반도체 업체의 감산과 고금리 영향으로 설비투자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정부는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최근 기업 심리 개선과 연말까지 제공되는 임시투자세액공제 등이 기업의 투자를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고용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수가 32만명 증가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올해 들어 취업자수는 1월에 전년 동월 대비 41만1000명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31만2000명(2월), 46만9000명(3월), 35만4000명(4월), 35만1000명(5월) 증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고령층 돌봄 수요 증가와 여성·고령층 노동공급 확대 등 구조적 요인도 고용 증가를 뒷받침할 것”이라면서도 “방역인력 감소, 제조업·건설업 둔화 등은 증가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를 전망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를 기록했다. 올 초에도 5%대 상승률을 이어가던 물가는 지난 4월부터 3%대로 내려 앉는 등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일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하며 21개월만에 2%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 정부는 상반기 4.0%를 기록한 물가 상승률이 하반기엔 2.6%로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국제유가 안정세 유지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등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높은 상승세를 보였던 서비스 물가도 원가부담 완화 등으로 오름폭이 완만해질 것”이라며 “다만 기상 여건과 일부 누적된 공공요금 인상 압력 등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저성장·중물가’가 예상되는 올해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으로 ‘경제 활력 제고’, ‘민생 경제 안정’, ‘경제 체질 개선’을 잡았다. 이와 관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한때 6%를 넘던 물가를 2%대로 끌어내리며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던 무역수지도 지난달에는 흑자로 전환됐다”며 “올해 하반기는 위기를 극복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해온 한국경제의 저력을 보여줄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해외수주 35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전방위적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스마트팜과 방산, 에너지 등 신수출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에 대한 시설 투자 자금 공급을 늘리고, 늘린 투자에 대해선 세제 혜택으로 추가 지원 사격에 나선다. 상반기 소비 활성화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내수 활성화 대책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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