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성장률 목표치 1.4%로 낮춰[하반기경제정책방향]
정부, 경기 ‘상저하고’ 예측…시장에선 “글쎄”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낮춰 잡았다. 반도체 수출 부진 등으로 상반기 악화된 성장률을 하반기에 충분히 만회하지 못하면서 기존 전망치보다 0.2% 포인트(p) 하향 조정한 것이다. 정부는 하반기 고용과 물가, 경기 등이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나빠진 내수와 가계부채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4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 전망은 지난해 12월 1.6%로 제시했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1.5%)보다 낮다.
하향 조정은 예상됐다. 앞서 한국은행(1.4%)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5%) 등 국내외 주요 싱크탱크들도 성장률 전망치를 1.4~1.5%대로 낮췄다. 한국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은 탓이다. 6월 기준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28% 감소하며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11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38.8% 감소했다.
정부는 얼어붙은 상반기 경기가 하반기에 풀리는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했다. 올 상반기 0.9% 성장률이 하반기 1.8%로 반등하고, 내년은 2.4%로 내다봤다. 고용과 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가 안정을 되찾고 수출이 회복하면 하반기 반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3.3%로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취업자수 증가폭도 종전 전망의 3배가 넘는 32만명으로 수정했다. 대면서비스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고령층 돌봄수요 증가 및 여성·고령층 중심 노동 공급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연중 최악(-41%)을 찍은 지난 4월 이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초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 결정이 3분기쯤 효과를 낼 것으로도 보인다. 전체 수출 감소세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 1~6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1월 –16.4%, 2월 –7.7%, 3월 –13.8%, 4월 –14.4%, 5월 –15.2%, 6월 –6.0%다. 정부는 2024년 경제성장률은 2.4% 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 안팎의 잠재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치로 IMF 전망과 동일하다.
하지만 ‘상저하고’ 전망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수출이 회복되더라도 내수 경기가 풀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달 13일 ‘2023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작년부터 이어진 고금리·고물가의 충격이 반영돼 가계 실질구매력이 약화한 것도 내수 회복을 제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올 상반기 부터 경기가 풀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장미빛기대로 끝났다.
경제규모를 뛰어넘는 가계부채는 실물 경기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은행권 연체율은 0.3%로 2019년 11월 이래 처음으로 0.3%대에 올라섰다. 전체 가계대출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3%에 달한다. 차주들이 평균 연 소득의 40%를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 여력도 크지 않다. 올해 5월까지 걷힌 국세는 지난해보다 36조4000억원 덜 걷혔다.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해 하반기 경기는 오로지 민간경기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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