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사직’이라던 秋, 지금은 “文이 요구”…친문 vs 친명 갈등 다시 불붙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 대표가 자신의 법무부 장관 사퇴 배경에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대표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민주당 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구 주류였던 친문재인계와 현 주류 친이재명계의 보이지 않는 계파 갈등까지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추 전 장관은 지금껏 자신의 장관직 사퇴와 관련해서, 자발적 사직이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해왔다. 추 전 장관이 2021년 7월 1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펴낸 대담집, ‘추미애의 깃발’에 따르면 추 전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내용을 보고하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사의를 표명하며 문 대통령에게 “다음 개혁조처를 이어나가는 분을 임명해달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문 대통령은 놀라면서도 ‘너무 공격당하면서 힘든 걸 알고 계시니 안쓰러워’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의 추진력과 결단이 아니었다면 고위공직자수사처와 수사권 개혁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그간 수고해줘서 고맙다. 조금 쉬셔라”라고 말했다고 추 전 장관은 전했다.
4일 KBS 더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물러나 달라고 하셨다”라며 “인사권자가 당신의 법적인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사퇴를 권한 것에 대한 서운함도 숨기지 않았다. 추 전 장관은 “윤 총장 징계안에서 잘못한 사람은 누구냐. 바로잡는 책무를 이행한 사람한테는 물러나라고 하고, 잘못한 사람에게는 아무 소리를 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자신의 사퇴에는 이낙연 체제 민주당이 있다고도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자신에게 사퇴를 권고한 문 전 대통령에게 “제게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는데, 당이 요구한다고 대통령이 말했다”라고 회고했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비위 발생 이후 발생한 선거였다. 추 전 장관은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 “그렇게 하면 안 됐다”라며 “제1 요구사항이 검찰개혁이자 언론개혁이었는데, 선거 유불리를 계산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추 전 장관 폭로와 관련,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지도부가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지도부에 포함하고, 혁신위원회까지 띄우며 가까스로 봉합을 이뤄내고 있었지만 친명계와 친문계의 갈등이 재차 불거질 조짐을 보여서다. 당지도부의 한 의원은 추 전 장관의 폭로와 관련 “자신의 정치적 입지 확대 외에 어떤 실익이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정치적으로 재기하려고 그렇다지만 정치에는 금도가 있다”며 “추 전 장관이 (윤 대통령이) 직무집행 정지 등 박해받는 이미지만 지속적으로 계속 보여줬지 않았나. 그 과정에서 엄청나게 정치적 체중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충정으로서 본인 일을 해오며 느낀 소회를 말한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과 장관 사이의 인사 문제는 사실 비공개다. 논하는 것이 적절한 것 같진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추 전 장관의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 저격이 이 대표를 향한 러브콜이란 관측에 대해서는 “추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는 서로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러브콜을 보내고 안 보내고 할 그런 사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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