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만 공사 감리자로 선정”… 안양·군포·의왕·과천 건축사조합 제재

동료 회원 건축사에만 감리 맡기도록 강제
공정위, 시정명령과 과징금 800만원 부과

동료 회원사를 공사 감리자로 선정하고, 그 대가로 15~20%의 ‘업무 협조 비용’을 지급하도록 강제한 안양·군포·의왕·과천 건축사협동조합(건축사조합)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

공정위는 4일 감리자 선정 과정에 개입해 회원사에만 감리를 맡기도록 강제한 행위(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800만원(잠정)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뉴스1

건축사는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 감리’(건축물이 설계도대로 시공되는지 감독하는 일) 등을 수행한다. 통상 감리 업무는 건축주가 감리자를 직접 지정하거나, 건축주가 설계자에게 감리자 지정을 의뢰하면 건축사조합에 신청해 감리자가 선정되는 방식으로 맡겨진다.

그런데 후자의 방법으로 이 조합 회원인 설계사가 감리자 지정을 의뢰받으면, 무작위 추첨이나 균등 배정 등의 방식으로 다른 회원 가운데 감리자를 선정하도록 강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감리자로 선정된 회원사에는 감리비의 15~25%에 해당하는 금액을 업무 협조 비용으로 설계자에게 지급하도록 임의로 정했다. 반면 이런 선정 방식을 따르지 않은 회원사는 추후 감리자 선정 대상에서 제외해 불이익을 줬다.

공정위는 “건축사조합이 감리를 회원사에만 맡기도록 강제한 것은 설계사의 감리자 선택권과 감리자들의 감리 수주를 위한 경쟁을 제한한 것”이라며 “업무 협조 비용도 설계자와 감리자 간 협의에 의해 결정될 사안이지, 건축사조합이 개입해 지급 비율을 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행위는 나아가 부실 감리로 인한 안전 문제나 감리비 인상을 초래할 위험성도 있다.

이번 제재는 회원사(설계자)가 공사 감리를 회원사에만 맡기도록 한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임을 판단한 공정위의 첫 사례라는 의의가 있다. 공정위는 추후 다른 지역의 건축사 사업자단체의 상호감리나 업무 협조 비용 규정 등 유사 사례도 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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