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한국의 모드리치' 황인범이 직접 밝힌 알힐랄썰.."사실 작년에 중동에서 엄청 큰 오퍼를 받았다"
[인천공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유럽 시즌이 끝난 게 엊그제 같은데 새 시즌 준비를 위해 벌써 출국하는 유럽파가 있다. 벤투호에 이어 클린스만호에서도 대들보 역할을 하는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이다. 지난달 20일 엘살바도르와 6월 A매치 2번째 친선전을 마치고 열흘 남짓 짧게 휴식한 황인범은 "한국에서 지내는게 너무 좋다보니 떠날 땐 늘 아쉽다"는 말과 함께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올림피아코스의 전지훈련 캠프가 차려진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출국 전 마주 앉은 황인범과 나눈 첫 대화 주제는 '후배들의 눈물'이었다. 하루 전인 2일, 대한민국 U-17 축구대표팀은 태국에서 열린 숙적 일본과 '2023년 AFC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태국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과 이른 퇴장 등의 악재 속에 0대3으로 완패하며 우승을 놓쳤다. 경기 후 많은 선수가 서럽게 울었다. 황인범은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뛰던데 안타깝더라"고 경기를 지켜보면서 받은 느낌을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 패배를 상처로만 받아들이면, 성장을 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성인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 이 선수들의 목표일텐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지금 시기를 잘 이겨내야 한다. 다가오는 U-17 월드컵에서 만약 일본을 또 만나면, 좋은 경기를 펼치도록 준비를 잘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황인범은 "파주NFC에서 17세팀과 연습경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황)희찬, (정)우영, (오)현규와 함께 '저 친구들 진짜 잘한다'고 얘기를 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그 나이대에 A대표팀 선수들과 경기를 했다면 피지컬에서 일단 밀렸을 거고, 자신감도 떨어졌을 것 같은데, 이 친구들은 주눅들지 않고 본인들 하고 싶은 플레이를 다 하더라. 우리 세대는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해 U-17 월드컵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지금 멤버들은 결승까지 진출했다. 월드컵에 나가서 좋은 모습 보여준다면 우리(96~97년생)보다도 더 좋은 선수들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힐랄이 황인범의 영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사우디는 최근 '오일머니'를 앞세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시작으로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와 같은 슈퍼스타들을 영입해 유럽 빅리그 못지않은 리그를 만들겠다는 큰 야망을 펼치고 있다. 황인범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었다. 그는 "알힐랄 팬들이 '우리팀에 오라'는 SNS 메시지를 보낸다. 많은 지인, 형 친구들이 '사우디 진짜 가냐, 진짜 연봉 100억 받냐'고 물어보는데, 그것과 관련해서 들은 건 전혀 없다. 알다시피 이적설은 정작 당사자인 선수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웃었다. "어느 팀의 관심이라도 너무 감사하다. 나라가 어디이고, 리그가 어디인지는 중요치 않고,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계속해서 "알힐랄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사우디 최고의 팀이다. 최근엔 네베스, 쿨리발리처럼 현역 끝물에 있는 선수가 아닌 전성기에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다. 오퍼가 온다면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소속팀에 돌아가서 새 시즌 준비를 잘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지난해 중동에서 엄청 큰 오퍼가 왔었다. 갈 거였으면 작년에 가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많은 에이전트가 중동행에 관심이 있냐고 연락한다"고 했다. 지난시즌 도중엔 김민재 소속팀 나폴리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준우승팀 인터밀란 등 세리에A 클럽과 링크가 됐다. 그리스와 인접한 '유럽 4대리그' 이탈리아로 진출하는 것이 이상적일 터. 황인범은 "그리스 언론에서 물어보길래 '나폴리 인터밀란과 같은 팀들을 싫어하는 선수가 어디 있겠나. 민재가 뛰는 나폴리는 너무 좋은 축구를 하는 팀'이라고만 답했다."
이적설을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이유는 소속된 구단이 있어서다. 황인범은 2015년 대전 시티즌(현 대전하나)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캐나다 밴쿠버, 러시아 루빈카잔을 거쳐 다시 FC서울에 들렀다 지난해 여름 그리스 명문에 입단했다. 올림피아코스는 황인범을 대체불가로 여기며 애지중지하고 있다. 왠만한 이적료가 아니면 황인범을 쉽게 놓아줄 것 같지 않은 이유. 이적료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황인범의 현재 몸값은 450만유로(약 64억원)로, 한국 선수 중 7번째다. 황인범은 "구단도 인정할텐데, 지난시즌 많은 실수가 있었다. (하메스 로드리게스, 마르셀로 등)많은 선수가 왔다가 다시 돌아가고, 다시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팀이 우승을 못한 것도 오랜만"이라며 "이제 스페인쪽에서 경험이 많은 단장(안토니오 코돈), 좋은 지도자란 평을 받는 감독(디에고 마르티네스)이 새로 왔다. 올해는 유로파리그에 나서지만, 다음시즌 리그 우승을 하고 앞으로 챔피언스리그에서 종종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올림피아코스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계약기간은 2025년 여름까지다.
황인범의 커리어에 있어 2023~2024시즌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릴 아시안컵이다. 한국은 대회 출범 초창기인 1956년과 1960년 연속 우승을 한 뒤 반세기 넘도록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A매치 50경기까지 5경기를 남겨둔 황인범은 "월드컵 16강을 통해 '역사를 쓴다'는 자부심, 그리고 행복감이 얼마나 큰지 느꼈다. 만약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포함된다면, 준비를 잘하고 팀이 하나가 되어서 우승이라는 큰 업적을 남기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선 9월 A매치가 정말 중요할 것 같다고 황인범은 강조했다. "3월 때는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감독이 직접 얘기했듯이 월드컵 16강을 축하하는 의미가 있었다. 6월 A매치는 부상자들, 소집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다. 9월에도 이번처럼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다면 외부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다. 이번에 소집 해제를 하면서 '9월엔 이렇게 하면 안 된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선수들끼리 다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최대한 빨리 모든 선수가 인지하고, 소속팀에서도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인천공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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