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김혜성 외롭지 않다…한화 99년 우승멤버 아들과 27세 지키는 야구가 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이정후와 김혜성(이하 키움)은 외롭지 않다.
키움 타선은 올 시즌 최고 클러치히터 에디슨 러셀이 손목 통증으로 빠진 상태다. 2~3번 타순에 들어가는 김혜성과 이정후의 의존도가 높다. 상대 입장에선 키움은 두 사람만 지나면 어렵지 않은 타선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메이저리그 진출 후, 이 팀은 늘 빈약한 공격력이 고민이다.
홍원기 감독은 무한 경쟁체제를 강조한다. 타순도 자주 바꾸고 파격적 기용도 서슴지 않는다. 오늘의 승률을 극대화하면서, 개개인의 성장도 독려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기 때문. 그 서바이벌에서 무조건 살아남아서 기둥이 돼야 할 선수들이 이원석과 이형종, 두 베테랑이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그 기둥들을 지지하는 가장 강렬한 철근 같은 선수들이 있다.
우타 멀티맨 임지열(28)과 우투좌타 3루수 송성문(27)이다. 두 사람은 결국 어지간하면 타선의 중요 역할을 맡는다. 임지열은 좌익수, 1루수, 지명타자를 오가고, 송성문은 작년에 이어 다시 주전 3루수가 됐다.
임지열은 1999년 한화 우승멤버였던 임주택의 아들이다. 작년에는 40경기서 타율 0.275 1홈런 15타점을 기록한 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강렬한 뜬금포’를 각각 한 방씩 터트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견인했다. 다양한 포지션을 오가면서도, 일발장타력이 있다.
올 시즌 48경기서 타율 0.256 4홈런 23타점 13득점 OPS 0.744. 최근 10경기서는 타율 0.367 1홈런 6타점 3득점. 11안타 중 네 방이 2루타와 홈런이다. 이원석, 이형종과 함께 우타라인에 파워를 싣는 멀티맨이다. 단, 1군 통산 119경기 출전이라 시즌 100경기 이상 나간 적이 없었다. 올 시즌은 장기레이스에서의 꾸준함이 시험대에 올랐다.
송성문은 2022시즌 풀타임 3루수였고, 올 시즌에도 돌고 돌아 결국 주전 3루수가 됐다. 시즌 초반 부상 공백기를 딛고 돌아왔다. 6월 초~중순에 1루수로도 나갔지만, 결국 1루수 이원석-3루수 송성문으로 정리되는 느낌이다. 송성문은 올 시즌 38경기서 타율 0.250 1홈런 17타점 9득점 OPS 0.670.
본래 일발장타력을 갖춘 타자다. 올 시즌 장타력은 돋보이지 않지만, 최근 10경기서는 자연스럽게 장타가 나온다. 타율 0.406에 1홈런 8타점 2득점. 안타 13개 중 4개가 2루타 이상의 장타다. 6월 말부터 급격한 상승세.
송성문은 지난달 광주 원정 당시 “작년에는 안 좋을 때 많이 흔들렸다. 올해는 작년의 실패를 교훈 삼아 나 자신을 믿고 있다”라고 했다. 안 좋을 때 이것저것 바꿨더니 효과는 거의 없었다. 반면 올 시즌에는 우직하다. 어떤 상황서도 자신만의 타격 매커닉을 고수하면서 생산력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른바 지키는 야구다.
임지열과 송성문은 연령도 그렇고 타선에서도 이정후와 김혜성, 이원석과 이형종 사이를 잇는, 다리 같은 역할이다. 타선의 시너지를 위해선 이런 선수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포스트 이정후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키움으로선, 계산되는 타자를 최대한 찾아야 한다. 임지열과 송성문의 성장과 증명이 의미 있는 2023시즌이다.
[임지열(위), 송성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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