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막은 美 vs 원료 막은 中…옐런 방중 직전 자원 역습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 가능성, 서방은 중국 의존 줄이기
중국이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흔들기에 맞서 '원재료 공급망 흔들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이 요리에 필요한 프라이팬이나 가스레인지 같은 도구를 무기화 삼았다면 중국은 채소나 고기 같은 원재료 공급을 막아선 격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일 반도체 핵심 원재료인 갈륨과 게르마늄 관련 품목 수출 통제를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통제 대상에 칩 제조에 필요한 게르마늄(Ge) 에피택셜 성장 기판 등을 더했다. 상무부는 그러면서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품목들은 상무부를 거친 뒤 국무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고지했다.
중국은 세계 갈륨 생산량의 95% 이상, 게르마늄 생산량의 67% 이상을 점유한다. 미국 지질 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21년 사이 미국 갈륨 수입의 53%가 중국에서 수입됐다. 이어 독일과 일본이 각각 13%, 우크라이나 5%, 기타 국가에서 16%를 조달했다. 같은 기간 게르마늄은 중국으로부터 전체 수입의 54%를 의존했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 압박에 9월부터 네덜란드가 일부 반도체 생산 설비를 선적할 때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하자 나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6~9일) 발표와도 시기가 겹친다.
네덜란드를 포함, 한국, 일본 등 미국 중심의 대중국 반도체 공급망 제재에 맞선 성격이 다분하다. 디리스킹(위험 분산)이라는 이름의 첨단기술 산업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옐런 장관에게 보란 듯 중국식 대응 카드를 내민 것일 수도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하기 얼마 전인 5월 하순 중국이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을 제재한 것과 유사하다.
최악의 경우 중국이 실제 수출 중단에 나서더라도 시차를 둘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IDC 유럽 담당 선임 연구 책임자 앤드류 부스는 IT 관련 전문지 더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당장 핵심 요소의 즉각적인 부족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 수요에 대비해 자체 공급을 우선 확보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EU는 주요 광물 공급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중요 광물 클럽' 결성을 추진하는 등 대응 전선을 구축 중이다. 시간과 비용의 문제가 있지만 중국 이외 국가들로부터 수입이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중국은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금지했다. 깜짝 놀란 일본은 수입선 다변화와 해외 채굴권 확보 노력을 통해 2년 새 중국 의존도를 90%에서 50% 아래로 낮췄다.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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