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포털 장악에 '과거 민주당은 다른가' 묻자 내놓은 답은
박광온 "국민의힘 습관성 포털 길들이기" 비판
김한규, 민주당도 포털규제 내로남불 아니냐 질문에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 비판기사 많다고 네이버 문제삼는 게 잘못"
1년 전 포털규제법 뉴스편집 금지 언론사 사이트만 뉴스열람 강제규정
현재 과방위 소위 회부 중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 본관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의 네이버 알고리즘 문제제기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실태조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역시 포털에 특정언론 뉴스가 많이 노출된다면서 뉴스편집을 금지시키도록 강제조항을 둔 법안을 냈다는 점에서 포털을 바라보는 시각이 자신들에게 유불리를 따져 대처한다는 점에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포털을 문제삼는 이유가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뉴스가 많이 검색된다는 것을 들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들의 법안과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네이버의 알고리즘 실태점검에 나선다는 점을 들어 “최근 전방위로 장악하고 있는 언론장악, 권력 사유화의 하나가 아니기를 바라지만 우려되는 문제점들이 있다”며 “보도에 따르면, 방통위의 실태점검은 지난 주 금요일에 급작스럽게 결정됐다”고 지목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날은 국민의힘(박성중 의원)이 네이버 알고리즘을 강하게 제기한 날”이라며 “국민의힘과 방통위가 서로 소통하면서 조사가 이뤄졌다는 의심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포털에 대한 압박은 국민의힘의 습관성 길들이기 방법의 하나”라며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을 검색하면 비판기사가 더 많이 나온다면서 지속적으로 네이버를 포함한 포털을 압박해왔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과거에도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을 앞둔 때면 어김없이 포털을 압박하는 것을 주요 전략으로 삼아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사안이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다뤄야 할 문제들이나 국민의힘이 과방위 개최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조속히 전체회의를 열어 산적한 현안을 논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네이버 뉴스알고리즘을 추적한 결과 △MBC를 1순위에 배치하고 조선일보(닷컴) 등의 매체 순위 가중치를 인위적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네이버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구성된 알고리즘 검증위원회 지적에 따라 언론사의 순위를 추출해서 알고리즘에 적용했고 △민노총 언론노조, MBC, TV조선 재승인 조작 연루 좌편향 학회, 또 민주당 이런 사람들을 분석해보니 네이버에 굉장한 압력을 계속 넣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속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검색하면 네이버에서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뉴스가 검색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왔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나타나지 않는 반대 근거와 긍정적 뉴스가 더 많이 나오는 경우 등의 반론도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포털까지 길들이기하려 한다는 우려와 관련해 그런 시도는 경계해야 하지만 민주당도 불과 1년 전 포털의 뉴스편집 자체를 못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성에 의문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 이후 백브리핑에서 박 원내대표 이날 발언과 관련해 '1~2년 전만해도 민주당이 포털의 뉴스편집을 금지하고 알고리즘을 공개하며 아웃링크로 전환하도록 디테일하게 개입하는 법안을 냈는데, 민주당도 야당이 되니 입장이 달라진 것 아니냐,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서로 내로남불의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내로남불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우리한테 편향적인 내용을 얘기해서 그런 것들을 규제하기 위해서라고 했다면 그건 문제겠죠. 정확히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국민의힘도 그렇다는 전제에서 질문한 것이라면 내로남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에서 문제를 삼는 게 목적과 이유가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가 많이 나온다고 했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라며 “언론이라든지 포털이라든지 정치적 편향성 갖고 있지 않고, 인위적인 사람들의 성향이 드러나지 않게 기사배치나 알고리즘에 따른 결과가 나오기를 원하는 것이 저희의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것은 민주당 내지 지난 정부의 비판적 기사가 있기 때문이라기 보다 그런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인간의 개인적 견해가 개입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여당과 방통위가 소통하면서 조사가 이뤄졌다는 것이 의심이 된다는 것이 원내대표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방위와 상임위에서 (네이버의) 조작 의혹이 사실이라고 볼 수 있는지, 사실확인을 했으면 좋겠고, 그게 정말 윤석열 정부에 의도적으로 비판적 알고리즘이 나오도록 조작됐다고 하면 그건 그에 대한 조사나 개선방안에 대해 저희도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그러나 과방위 개최 협의자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알고리즘에 대한 대책을 내는 것 아닌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한 번 과방위에서 알고리즘에 문제를 공개적으로 다뤘으면 좋겠다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법안과 함께 언론개혁법을 처리하겠다면서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포털개혁법안을 발의하기로 결정했다. 김의겸 의원 대표발의로 민주당은 지난해 4월27일 민주당 의원 170명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제출해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에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법안의 제안이유에서 “인터넷뉴스서비스사업자(포털사업자)는 기사배열을 인공지능에 의한 알고리즘이 행하는 것으로 정치적 의도나 편향성이 없다고 하나 실제 결과는 알고리즘에 의한 기사추천이 특정 언론에 편중되고 있다”며 “포털의 자체 기사추천 및 편집을 제한하고 이용자가 검색 및 언론사 구독시에만 뉴스서비스를 실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에는 제44조의10의 제1항의 제2호를 보면, 포털이 언론사(인터넷 언론사 포함)의 뉴스서비스를 매개(포털에서 뉴스 제공한다는 의미)하려면 “언론사에 해당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직접 선정하여 배열한 뉴스를 제공하거나 매개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했다. 즉 언론사가 직접 뉴스 편집을 한 경우를 그대로 배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조 제2항의 3호를 보면 뉴스서비스를 하는 언론사들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뉴스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를 해당 언론사 사이트에 직접 방문해서 볼 수 있는 '아웃링크' 의무화 조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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