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자연계 강세'에 인기 '뚝' 외고…자사고 전환 움직임
[EBS 뉴스12]
정부가 오는 2025년 일반고 전환을 앞두고 있었던 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존치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바꿨습니다.
이들 학교는 지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된 건데, 어찌된 일인지, 스스로 외국어고 지위를 포기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습니다.
배아정 기자가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부일외국어고등학교는 최근, 부산시교육청에 외고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알렸습니다.
외고에서 자율형사립고로 학교 형태를 바꾸기 위해서입니다.
부산교육청을 거쳐 교육부에서 이 내용을 심의 중인데, 교육부가 최종 동의하면, 부일외고는 이르면 내년부터 자사고로 지위를 바꿔 운영할 수 있습니다.
외고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학교는 부일외고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강원도의 강원외국어고등학교는 '농어촌 자율학교'로 전환을 완료했습니다.
수도권 외고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 경기 A외고 관계자
"일단 계획 단계에서 얘기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외고로서의 한계점은 좀 있어가지고 지금 사실 문이과가 없어지는 단계고, 2025 고교학점제 때문에 뭐 그러니까 뭐 아마 많은 고민들 할거예요. 다른 학교도."
외국어고 지위를 포기하는 학교가 늘어난 데는 의대 인기가 커지고, 선택형 수능 이후 자연계열 학생들이 입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외고는 전공 언어와 관련된 전문교과를 학기당 최소 72시간 이수해야 한다는 규정에 묶여 있어서, 의대를 포함한 자연 계열 진학 대비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 전국 30개 외고의 2023학년도 입학 경쟁률은 1.13 대 1로 자사고 33곳의 경쟁률 1.35 대 1보다 낮았습니다.
인터뷰: 이무진 교장 / 부산 부일외국어고
"전체적으로 대한민국의 교육 지형 자체가 문과 지향의 학생들보다는 이과 지향의 학생들이 숫자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아무래도 지금 현재 외고보다는 자사고가 경쟁력이 더 높게 나오지 않을까…."
일부 외국어고들이 교육과정 자율성을 갖춘 자사고로 전환한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수험생들의 지원 문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내년도 입학설명회 현장입니다.
외고에서 자사고로 전환된다는 소식에,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되는 1,00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현장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박소연 학부모 / 부산 서구
"아무래도 지금 직업을 보면 거의 80프로 이상이 이과 출신이고 해서, 조금 엄마들이 외고보다는 이제 자사고를 많이 보냈으면(한다). 성적이 된다면…."
국제화 바람과 대입 경쟁력으로 인기 가도를 달렸던 외국어고.
이제 신입생 모집난과 산업계의 변화에 맞춰, 경쟁력의 위기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EBS뉴스 배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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