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전에 기부금 480만 원 적립… 추신수 클래스, 경기장 안팎에서 환히 빛난다

김태우 기자 2023. 7. 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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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 안팎에서 클래스와 품격을 보여주고 있는 추신수 ⓒ곽혜미 기자
▲ 발목 부상 복귀 후 대활약을 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는 추신수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추신수는 지난 5월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경기 중 주루 플레이를 하다 다친 오른쪽 발목이 성치 않았다. 좌타자의 메커니즘상 타격시 오른쪽 발목이 강하게 지지를 해야 하는데, 전혀 그 기능을 못하고 있었다.

1군 엔트리에서 빠지기 전 타격 성적이 너무 추락했다. 그때 추신수가 김원형 SSG 감독을 만나 2군행을 자청했다. “지금 상태로는 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에서만 16년을 살아남은 이 베테랑은 자신의 몸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있었다. 충분하게 치료를 한 뒤 타격 밸런스를 찾아 복귀하는 게 팀에 더 도움이 되는 일이라 여겼다.

자신의 몸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고, 회복에 대한 진단 또한 추신수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치료를 받고, 퓨처스리그에서 수비까지 나가며 확인한 결과 1군에 올라가도 괜찮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자 1군은 바로 추신수를 콜업했다. 부상 전 성적이 부진하기는 했지만, 팀 라인업에서 리드오프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는 단연 추신수였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부상 복귀 후 대활약을 하며 아직 자신의 ‘클래스’가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시즌 준비가 잘못되지 않았고, 부진의 원인이 단지 아픈 발목이었다는 것 또한 증명해내고 있다. 복귀 후 타율과 출루율 모두를 끌어올리면서 SSG 타선에 활력소 노릇을 하고 있다.

6월 16일 1군에서 복귀한 뒤 추신수는 총 13경기에 나갔다. 이 13경기에서 타율은 0.364로 자신의 시즌 평균보다 크게 높다. 가공할 만한 것은 추신수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출루율이다. 13경기라는 표본이 그렇게 작지는 않은 가운데 출루율 0.517을 기록했다. 여기에 3개의 홈런과 2개의 2루타까지 보태며 장타율 또한 0.614까지 끌어올렸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합인 OPS는 1.131이다. 운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성적이 아니다.

오른 발목 상태가 괜찮다보니 타석에서 더 자신감 있는 스윙을 할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대기 타석에서 ‘발목이 잘 버텨줄까’라는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자신감 있는 스윙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그 성적은 이 베테랑에게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을 주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 추신수는 자신의 시즌 준비가 잘못되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SSG랜더스
▲ 올해도 활발한 기부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추신수 ⓒSSG랜더스

세부 내용도 좋다. 10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4사구 14개를 골라냈다. 추신수의 선구안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상대 투수들의 까다로운 승부에 미동 없이 볼넷을 골라내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 기간 유효각 타구 속도도 시속 144.9㎞에 이르는 등 타구질이 좋아졌고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더 많아졌다. 지금도 리그 평균보다 30% 정도 더 좋은 득점생산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페이스를 이어 가면 앞으로 더 좋은 결과도 기대할 만하다.

추신수의 클래스는 이처럼 경기장 안에서만 빛나는 건 아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집계된 기부 금액만 20억 원이 넘어가는 추신수는 올해도 ‘행복 랜딩’ 캠페인에 참가해 사회공헌 활동에도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추신수는 2021년 ‘드림 랜딩’ 캠페인을 통해 총 10억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고, 지난해는 ‘희망 랜딩’ 캠페인에 참가해 1억2000만 원을 취약계층 군인과 인천시 학교 밖 청소년에게 전달했다. 올해는 ‘순직 경찰‧소방 공무원’, ‘저소득 한부모 가정’ 지원에 나선다.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추신수가 직접 제안했다.

올해 기부 금액은 추신수의 성적과 연관이 있다. 안타와 득점은 10만 원, 2루타는 20만 원, 3루타는 30만 원, 홈런‧볼넷‧도루는 각각 100만 원씩 기부금이 누적된다. 추신수는 올해도 1억 원대 중‧후반에서 2억 원 사이의 기부를 계획하고 있고, 이 금액을 작년 누적 성적에 대비하며 각 부문별 적립금을 결정했다.

추신수가 자신의 기부액을 채우려면 부지런히 볼넷을 고르고, 또 부지런히 쳐야 한다. 추신수가 각오도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 결정이 알려진 뒤 추신수는 지난 주말 고척 키움 3연전에서 맹활약을 했다. 30일 경기에서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31일 경기에서는 2안타(2루타 1개), 1타점, 1일 경기에서는 2안타 3볼넷 1득점 1타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끄는 동시에 위닝시리즈에 일조했다.

3연전 성적으로 추신수는 볼넷 4개에 400만 원을 적립하는 등 총 480만 원의 기부금을 적립했다. 추신수가 안타와 볼넷으로 살아나가고, 또 득점을 할 때마다 팀의 승리 확률이 높아짐은 물론 기부금도 늘어나니 일석이조가 되는 셈이다. 클래스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추신수가 올 시즌 내내 증명할 수 있다면, 모두가 캠페인 이름대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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