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69' KBO 2년찬데 왜 낯설지?…"한국 타자들 까다롭길래 새 무기 장착, 의지 볼 배합도 놀라워"

김민경 기자 2023. 7. 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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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내가 새 무기를 던진 계기가 작년에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어렵다고 느껴서거든요."

두산 베어스 2선발 브랜든 와델(29)이 한 단계 진화해서 돌아왔다. 브랜든은 지난달 방출된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26)의 대체자로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해 부상으로 방출된 아리엘 미란다(34)의 대체 선수로 두산과 처음 계약했고, 올해 재계약에 실패해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뛰며 기회를 엿보다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브랜든은 지난해 이미 KBO리그에서 11경기를 뛴 선수다. 5승3패, 65이닝,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상대 구단에서 데이터를 쌓을 경기 수와 시간은 충분했다.

그런데 올해 한국 땅을 다시 밟은 브랜든은 조금 낯선 투수가 됐다. 2경기에서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1패만 떠안긴 했지만, 13이닝,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했다. 왼손 투수가 시속 150㎞를 웃도는 직구를 던지면서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의 제구력도 수준급이다.

두산과 계약이 결렬되고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게 주효했다. 한국 타자들 때문에 필요성을 느낀 각이 크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다.

브랜든은 "작년에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에 각이 큰 슬라이더를 장착했다. 아직 새 구종을 더 증명하긴 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결과는 좋다"고 만족감을 표현하며 "작년과 올해 내가 다른 선수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작년 브랜든에서 추가된 점이 있긴 하다. 등판할 때마다 한국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만 생각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 친정으로 돌아온 안방마님 양의지(36)와 새롭게 호흡을 맞춘 것도 브랜든에게 생긴 변화 가운데 하나다. 브랜든은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적으로 만난 양의지를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로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어제의 난적이 오늘의 동지가 됐으니 당연히 반갑다.

▲ 브랜든 ⓒ곽혜미 기자
▲ 두산 베어스 브랜든 와델 ⓒ 두산 베어스

브랜든은 "양의지가 포수로 있어 정말 믿음직스럽다. 기술적으로는 훌륭한 선수라 더는 언급 안 해도 될 것 같다. 포수로서는 타자가 스윙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 계산해서 볼 배합을 즉흥적으로 바꾸는 능력이 정말 놀랍더라. 양의지도 나도 서로 맞춰 나가고 있는 단계인데, 지금까지 호흡을 훌륭한 것 같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야수들의 호수비를 지켜보며 '내가 다시 두산에 돌아왔다'는 것을 체감했다. 지난달 30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이 그랬다. 브랜든은 0-0으로 맞선 4회말 1사 만루 위기에 한동희에게 중견수 뜬공을 허용했다. 희생플라이도 가능한 타구라 선취점을 내주나 했는데, 중견수 정수빈이 강한 어깨를 자랑하며 3루주자 전준우까지 홈에서 잡는 보살에 성공해 7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브랜든은 "정수빈의 놀라운 수비였다. 0-0 만루에서 정수빈이 그런 플레이를 해준 덕분에 압박감도 물렸고, 좋은 분위기를 우리 팀에 가져다준 것 같다. 정수빈의 호수비 말고도 한국에 오자마자 모든 야수들의 좋은 플레이를 많이 지켜봤다. 뒤에 믿음직한 선수들이 있다고 생각하며 안정적으로 던지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에서 재기를 꿈꾸며 준비한 시간이 조금씩 보상받는 것 같아 행복한 요즘이다. 브랜든은 "내가 경기에 나가서 강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어 기분 좋다. 준비한 것들이 잘되고 있는 것 같아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웃어 보였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브랜든의 2경기를 지켜본 뒤 "잘 던지는 투수라는 것은 알았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잘 던져서 좋다. 지난해 안 던지던 공을 던지면서 타자들은 공 하나를 더 생각해야 하니까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브랜든이 2선발로 자리를 잡아준 덕분에 이제 우리 선발진이 꽉 채워진 느낌"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브랜든은 복귀를 환영해 준 두산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외국인으로서 한국에 와서 정착한다는 게 적응도 필요하고, 여러 문화 차이도 있다. 당연히 팀 동료들도 내게 많이 도움을 주고 있지만, 팬들이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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