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L이 향하는 '대중성', 韓 콘텐츠가 풀어나갈 숙제는 [ST종합]

서지현 기자 2023. 7. 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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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L 상반기 결산 기자간담회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SLL이 상반기 그야말로 '대박'을 맞았다. 이어 하반기에도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다만 동시에 'K-콘텐츠'와 'K-드라마'가 나아갈 방향성도 언급했다.

4일 오전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SLL 상반기 결산 기자간담회가 열려 SLL 박준서 제작총괄, 박성은 제작1본부장, 김건홍 제작2본부장이 참석했다.

SLL 박성은 제작1본부장


◆SLL 상반기 성적표

이날 SLL이 2023년 콘텐츠 경쟁력 핵심 키워드는 '대중성'이었다. 박준서 제작총괄은 "토일드라마는 여러 명이 함께 봤을 때 즐거운 드라마라는 컨셉트로 준비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컨셉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이 꼽은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은 '닥터 차정숙'이었다. 박성은 제작1본부장은 "상반기 가장 큰 성과는 '닥터 차정숙'이었다. 예상과 평가가 다른 것도 '닥터 차정숙'"이라며 "'닥터 차정숙'이 중년 여성의 성장물, 경력 단절녀가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좋은 반응을 기대했지만 이렇게까지 호응을 얻을 것이라 예상 못했다. 즐겁게 예상을 깨준 작품"이라고 답했다.

박준서 제작총괄은 "'재벌집 막내아들' 이전에 의사결정을 했을 땐 작품성이 가장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경향이 강했다. 좋은 작품이면 시청자들에게 통한다는 본질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게 오히려 대중성과 엔터테인먼트적인 본질을 축소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작품성있는 것들을 발굴하려는 생각과 동시에 대중적으로 즐거움을 주려는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토일드라마에선 그런 부분을 조금 더 강하게 만드려고 한다. '닥터 차정숙'은 내부적으로 '너무 주말 연속극 같지 않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주말 연속극이 나쁜건가? 작품성이 조금 떨어진다고 할 수 있나?'라고 생각했다. 물론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준서 제작총괄은 "가족 이야기와 주말 연속극에서 다뤘던 이야기를 저희 방식으로 만들어서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며 "기본적인 작품성만을 추구했던 것에서 조금 더 대중적이고 즐거워할 수 있는 방향성으로 변경한 것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SLL, 2023 하반기에 선보일 다음 주자는

이들이 하반기 선보일 라인업은 JTBC 드라마 '이 연애는 불가항력', 2017년 흥행작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웰컴투 삼달리', SLL과 스튜디오 피닉스가 함께 제작하는 '힙하게'를 비롯해 스튜디오 슬램이 제작하는 예능프로그램 '싱어게인3' 등이다.

그 외에도 ENA 채널에서 공개될 '악인전기'는 필름몬스터가 제작 중이다. OTT 플랫폼에서는 클라이맥스 스튜디오가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를 제작 중이며, 'D.P. 시즌2'는 28일 공개를 앞두고 있다. 같은 넷플릭스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필름몬스터가 제작 중이며, 국내 OTT 중 티빙 '크라임씬 리턴즈'는 스튜디오 슬램이 제작한다. SLL이 제작하는 '이재, 곧 죽습니다'는 국내에서는 티빙, 글로벌에서는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레이블 wiip은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The summer I turned pretty 시즌2'를 선보인다.

영화 부문에서는 콘크리트 세계관의 문을 열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의 '콘크리트 유토피아',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앤솔로지 스튜디오의 '거미집', 비에이 엔터테인먼트의 '1947보스톤', 퍼펙트스톰필름의 '하이재킹' 등이 개봉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 박준서 제작총괄은 "OTT가 강화되면서 사람들의 개별적 소비가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함께보는 드라마에 대한 니즈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두 성향이 다르게 나눠지지만, 그 지점이 TV 채널이 갖고 있는 이미지와 OTT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차이가 있으면서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준서 제작총괄은 "자체적으로 대중적인 드라마를 하자는 의견이 컸다. 기존에 했던 드라마를 봤을 때 기본적으로 JTBC 드라마가 작품성은 좋지만, 우울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많다는 이미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좋은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그걸 다소 어렵고 작품적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SLL에서 제작하는 작품은 이야기를 조금 더 쉽고, 밝고, 대중적인 부분에 무게를 주는 것으로 의사결정에 변화를 줬다"고 덧붙였다.

SLL 박준서 제작총괄


◆SLL이 전하는 향후 콘텐츠 사업 전망

박준서 제작총괄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드라마가 1년에 200여 편이 나온다. 엄청난 드라마를 만드는데 엄청난 비용을 들어간다. 단가나 비용들은 엄청나게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저는 그런 거품들이 드라마 산업 자체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진 것에 대한 결과라고 본다. 해외 자본들이 급격하게 유입되면서 그 자본으로 인해 갯수가 늘어나고 금액이 늘어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준서 제작총괄은 "실질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코로나19 등 큰 사이즈의 상황이 복합적으로 물리면서 그 부분으로 인한 드라마계의 침체가 온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2~3년 전을 봤을 때 지금 상황은 예측 가능했다. 지금 드라마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들면서 적정한 규모를 찾아가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과거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드라마의 위상이 생겼기 때문에 더 높은 퀄리티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줄어든 시장 안에서 퀄리티 있는 드라마를 만든다면 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한국 드라마가 글로벌적으로 높은 위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준서 제작총괄은 "저희가 한정된 재원 안에서 만들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살아나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먼저 샴페인을 터뜨린 것 같은 업계 분위기에 대해 각성하고 있다"며 "시장 환경에 맞게 할 수 있는 사이징을 하는 작업을 최대한 빨리 인식하고 진행하고 있다. 저희만의 방식으로 만들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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