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댄스 추는 것 같아”…하정우X주지훈의 버디 액션 ‘비공식작전’(종합)[M+현장]
‘비공식작전’ 하정우와 주지훈이 ‘신과함께’ 이후 재회한 가운데 버디 액션으로 절묘한 쾌감을 선사한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의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하정우, 주지훈, 김성훈 감독이 참석했다.
‘비공식 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이다.
이날 김성훈 감독은 “‘피랍’이라는 소재로 다소 무거울 수 있으나, 둘의 동행으로 자연스레 펼쳐지는 서스펜스, 액션, 유머가 버무러진 버디 액션 영화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개했다.
하정우는 김성훈 감독가 ‘터널’ 이후 재회했다. 그는 “소재 자체가 무거운 느낌이 든다. 피랍, 납치라는 해시태그. 전에 ‘터널’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사고로 인해 터널 안에 갇힌 한 남자의 생존기인데 코믹 터치, 가벼운 느낌, 아이러니한 느낌으로 연출한 것에 대해 굉장히 흥미를 느꼈다. 이 작품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터널’ 같은 입체적인 느낌이 있어서 고민할 여지가 없었다”라고 출연 이유를 공개했다.
더불어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함을 갖고도 있었다. 신뢰와 믿음이었다. ‘터널’의 과정과 결과물을 경험했었고, 이후에 주지훈 배우와 ‘킹덤’을 연출하며 보여주신 부분들에 신뢰와 믿음으로 쉽게 경험할 수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주지훈은 ‘킹덤’으로 김성훈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킹덤’ 싱가포르에 오픈 행사하러 갔을 때 대본을 주셨다. 그때 이미 정우형은 내무부 장관으로 내정되어 있었다. 대본도 안봤다. ‘감사하다’ 하고 했다”라며 “대본을 보고는 ‘아차!’ 싶었다. ‘킹덤’도 고생스러운데 감독님이 두 남자의 극한의 어떤 이야기라고 하셨는데, 실제 김성훈 감독님과 하정우, 주지훈의 극한 생존기라고 보시면 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싱가포르 행사 당시의 비하인드도 공개됐다. 김성훈 감독은 “주지훈 씨도 잠깐 말씀하셨는데, 싱가포르에서 ‘킹덤’ 시사가 있었는데 회식을 하는데 주지훈씨를 은근슬쩍 옆방으로 불러서 ‘한국에 돌아가면 책을 건네고 싶다는 감독이 있다’라고 했다. ‘두 어번 찍은 감독인데, 잘찍는지는 모르지만 나쁘지 않고 그럭저럭 괜찮다’라고 했다. 주지훈씨가 ‘사람 깨무는 거 찍고 달리는 것 찍는 감독 아니냐, 그 감독 성이 김씨 같다’라고 하면서 ‘할게요’라고 가벼운 멘트를 하셨는데. 그렇게 ‘비공식 작전’의 출발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라고 풀었다.
김성훈 감독은 “‘끝까지 간다’ ‘터널’도 소재적으로 무거운 영화일 수 있지만,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색깔의 영화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일반적으로 쉐프들이 몸에 좋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추구하더니, 몸에만 좋으면 찾기 쉽지 않지 않나. 우리 영화도 볼만한 가치를 재밌게 전달하는 게 목표였다”라고 설명했다.
‘흙수저’ ‘야망캐’ ‘K-직장인’ ‘개고생’ ‘순발력 폼 미쳤다’ 등의 키워드로 소개된 외교관 민준 역의 하정우는 “도미니카 갔다가 바로 모로코로 넘어갔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외무부 안에서 흙수저이다. 민준이라는 인물이라는 자체는 본인이 불합리하다. 흙수저다. 다른 동기들이 더 좋은 곳으로 치고 가는 것에 불만이 있는 친구였다. 그러다 20개월 만에 생존을 확인한 동료 주재원에게 연락을 받는다. 마음 속에 그분을 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야망과 욕망을 위해 딜을 친다. 이걸 갔다 오면 뉴욕이나 LA로 보내달라고. 그걸 관철을 시켜서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도 향한다. 막상 가보니까 녹록지가 않은 거다. 정말 엄청난 여정을 보내면서 판수와 함께, 실질적인 외교관의 덕목을 갖추는 여정이 아니었나. 그러면서 성장하는 인물”이라고 답했다.
그는 “영화의 시작 자체가 무게감 있게 시작하다 보니까 감독님 특유의 연출, 코미디 라인,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어느 선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숙제고 고민이었다. 마지막까지 그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촬영 며칠 앞두고 모로코 가서 감독님과 어느 수준, 어느 기준을 두고, 어떤 기준으로 이 인물을 그려낼 것인가에 대해서.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판수와 만나서 한적한 길에서 나누는 대화가 있는데, 그 신의 기준을 정하니까, 우리가 어느 선까지 코미디를 표현할 수 있고, 무거운 주제를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를 쉽게 풀리게 되는 계기였다”라고 말했다.
주지훈이 맡은 판수는 ‘굿럭’ ‘사기꾼’ ‘코리안드림’ ‘안전운전’ ‘언어능력자’ 등으로 표현됐다. 판수는 레바논 택시기사로, 아랍어와 불어까지 사용해야 했다. 주지훈은 “감독님과 전사도 세웠다. 이 친구가 월남전도 참전했고, 힘든 시대에 먹고 사려고 이거저거 하다가 사기도 많이 당하고 흘러흘러서 저기까지 갔는데, 사기꾼 기질이 아무도 모르는데 가서 먹고 사려고 하다 보니 위법을 저지르는 정도는 아닌데 조금 융통성 있게, 요령있게 손님이 뭘 놓고 가면 ‘안녕히 가세요’하고 슥. 훔친 건 아니다. 그 분이 놓고간 것을 살짝 못본 척 하는”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우형이 말하신 것처럼 이 안에 있는. 예를 들면, 어릴 때 큰 사고를 당하면 아프기도 하지만 친구를 만나면 웃기기도 하는 그런 상황이 있지 않나. 그런 리얼리티.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일부러 웃기려고 하는 것보다 저 안에서 오는 당황과 그런 것들이 제3자가 볼 때 리얼리티, 위트 같은 것들을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다가, 대로변에서 둘이 이야기하는 신에서 이번 영화에서도 감독님과 정우형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준비해간 것보다 호흡을 맞추다 보면 ‘이렇게 흘러갈 수 있구나’를 연기톤도 잡고 도움도 많이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언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영어는 많이 안써도 들어보지 않았나. 아랍어는 외계어같았다. 감정을 넣어서 해야 하는데 이틀 밤 동안 외워도 까먹는다. 불어도 불어권 영화를 많이 봐서 익숙한 감이 있는데, 아랍어는 지금도 한 단어도 생각이 안난다. 인사 말고는”이라고 이야기했다. 현장에서는 아랍어 대신 불어를 선보이게 됐고, 주지훈은 ‘뚜레쥬르’를 이야기해 웃음을 유발했다.
김성훈 감독은 하정우와 주지훈의 호흡에 대해 “라틴댄스를 추는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한 명이 당기면 끌려 오고, ‘엇박자 아니야?’ 할 때도 있지만 창조적인 합으로 올려세우는 것을 보면 현장에서 볼 때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절묘한 쾌감을 느끼고 있다. 두분의 호흡과 에너지는 주변 스태프와 나한테도 전이돼서 없던 아이디어도 떠오르게 만든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레바논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5개월 간 70% 분량을 모로코에서 촬영했다. 모로코를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성훈 감독은 “크게는 모로코, 한국, 이탈리아 분량도 잠깐 있다. 70%, 약 70회 정도를 모로코에서 찍었다. 지중해 연안 국가로, 레바논과 날씨 등이 비슷했다. 우리 영화와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모로코에 영화가 찍기 좋은 인프라가 잘 구축됐다고 생각했다. 할리우드 영화도 모로코에 가서 찍고 협업하는 걸로 안다. 숙련된 크루들 덕분에 영화를 탄탄하게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모로코에서 크게 세 가지 도시에서 찍었다. 탕헤르, 카사블랑카, 마라케시. 이 세 개 도시가 각기 다른 나라와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다른 분위기라, 우리 영화가 보다 더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할 수 있었다. 여행지를 소개하는 프로가 아니기에 이국적인 분위기나 아름다움에 도치되지 말자고 스스로 견제했다. 그래서 그런 공간에 내동댕이 쳐있는 인물들의 감정에 더 집중하고자 했다”라고 짚었다.
하정우는 ‘수리남’ 촬영 후 ‘비공식작전’을 연이어 촬영하게 됐다. 이에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모로코로 넘어가게 된 것. 그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두 달 정도 촬영하고 열흘 만에 짐을 싸서 넘어갈 시점이었다. 걱정을 처음에 많이 했다. 굉장히 멀기도 하고. 막상 갔는데 하룻밤을 자고 아침을 맞이하니까 편안한 느낌이 들더라. 조용하고. 며칠 뒤에 밖을 나가서 산책을 하는데 굉장히 계속 편한 거다. 뭔가 신경쓰이거나 그런 것이 없이 탕헤르라는 도시 자체가 포근하고. 그러면서 느낌은 그랬다. 그 첫 느낌이 끝까지 잘 이어졌던 것 같다. 물론 소고기가 마블링이 없어서 뻑뻑하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라고 말했고, 주지훈은 “아프리카 촬영이라 알아서 반팔, 반바지만 챙겨갔다. 스페인 바로 밑이더라. 라디에이터 겨우 구해서 덜덜 떤 기억이 있다. 동네는 평온했다”라고 고충을 고백했다.
모로코에서는 ‘비공식작전’ 팀의 음식배틀도 펼쳐졌다. 하정우는 “배틀까진 아니고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바꿔먹었다. 일단 오징어젓갈을 담궜다. 갑오징어로 오징어젓갈을 담궜다. 피클을 담궜고. 애초에 김치를 좀 확보를 하고 갔다. 이동하기 전에 컨테이너를 한 달 전에 보내서 김치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양이 있어서. 그게 이미 보장돼서. 주지훈 배우는 장조림이 주특기라 거기는 소고기로 장조림을 담궜더라. 한 1톤 정도를 한 것 같다. 진짜다. 장조림만 먹었다”라고 공개, 주지훈은 김치를 공수하지 못해 하정우로부터 은혜를 입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최근 배우 임지연의 자장면, 국밥 먹방 연기가 화제인 것과 관련해 하정우는 “잘 지켜보고 있다. 내가 ‘본좌’라고 하나”라며 “후배들에게 그런 선한 영향력을 줬다면 그것만으로 만족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 다양한 음식을 통해서 많은 후배분이 먹방을 해나간다면, 그것을 지켜보는 것만으로 뿌듯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기회가 된다면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어보려고 한다”라고 능청스레 답변했다.
무엇보다 하정우와 주지훈 역시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쌍천만 영화인 ‘신과 함께’ 시리즈에 함께 출연했다. 하정우는 “놀랍게도 잘 맞았다. 현장에서 변수가 생기기 마련인데 그것을 어느 순간 잘 활용하면서 그 분위기를 잘 활용하고 그런 주고 받는 순간들을 보내면서 상대배우로서 많은 신뢰와 믿음이 갔었다. 둘이 버디무비형식으로 진행이 되는데 연기를 하는 맛이 되게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 주지훈은 “전우애를 느꼈고 너무너무 감동적이었다. 달라진 점은 내가 감독님과 정우형이라는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가 더 생긴 것. 두 형님들도 나에 대한 이해도가 더 깊어졌구나가 짜릿한 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비공식작전’은 8월 2일 개봉한다.
[한강로동(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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