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매출 그룹 상속남, “내게 페라리 스포츠카 한 대도 없는 이유는...”
“삶의 질과 가치에 따라 소중히 여기는 장소 만들고파”
당장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가 될 수는 없다해도 조지 클루니의 집 안 일부는 경험해 볼 수 있다. 느긋한 눈빛이 매혹적인 리처드 기어처럼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식탁을 차리고 샴페인 한잔을 건네며 마치 화보를 찍는 듯 포즈를 취할 수 있고, 할리우드의 영원한 패셔니스타 사라 제시카 파커처럼 주방을 화려한 파티장으로 꾸밀 수도 있다. 당신에게 포르셀라노사(Porcelanosa)만 있다면 말이다.
영국 왕실 사람들에서부터 할리우드 스타, 해외 미디어 거물 등이 먼저 찾는 포르셀라노사. 1973년 스페인 비야레알에서 창립돼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스페인 최고급 인테리어 그룹이다. 전 세계 150개 나라에 수출하며 매출 2조원을 넘긴 주방 기업 포르셀라노사가 최근 국내 고급 인테리어 업계도 들썩였다. 얼마전 국내 라이프스타일 전문 기업 아템포가 선보인 하이엔드 키친 매장 ‘까사 데 아템포 쿠치네’를 통해서다. 포르셀라노사 그룹이 선보인 최신식 주방 제품 일부가 들어오면서 입소문을 탔다. ‘아는 사람끼리 알아보는 브랜드’라는 명성은 포르셀라노사 제품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특히 인덕션을 이용하면서 휴대전화 충전도 할 수 있는 첨단 기능이 담긴 부엌가구는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최신식 제품이다.
‘까사 데 아템포 쿠치네’ 오픈에 앞서 포르셀라노사 그룹의 호세 마리아 세가라 최고전략책임자(CEO)를 만났다. 세가라 CEO는 그룹 창립자인 페페 소리아노의 외손자이기도 하다. 대를 이어 그룹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지역에서 탄생한 회사가 세계적인 그룹으로 재편된 것은 젊은이들의 도전정신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지혜에 귀 기울이는 경청의 힘 덕분”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세계가 뒤흔들리고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누구나 경험했겠지요. 이 지역엔 80세가 넘는 어르신도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커다란 위기때마다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그분들께 배웁니다. 게다가 그분들 역시 개척정신으로 회사를 키우신 분입니다. 패기와 지혜를 모두 갖추신 분들이지요. 초심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우리의 기반은 300년 전에 유럽 최초의 타일 공장이 세워진 이 지역에서 시작합니다. 타일은 욕실로 연결되고, 욕실에 필요한 물은 수전으로, 이를 만든 실력은 또 주방으로 확장됐습니다. 유럽 최고라는 우리의 자부심이 타협하지 않고 견디게 하는 힘이 돼 줬습니다.”
포르셀라노사 그룹은 고급 세라믹 타일 전문 회사 포르셀라노사를 시작으로 최고급 부엌·욕실과 일반가구를 생산하는 감마데코(Gamadecor), 고급 욕실 브랜드 노켄(Noken), 빅슬랩(커다란 타일) 전문 엑스톤(XTONE) 등 8개의 자회사를 통해 이동식 부엌·건자재·타일·주방· 욕실·수전·외장재 등 다양한 인테리어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사업 확장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은 아니라고 밝혔다. “대를 잇는 기업을 두고 ‘1세대가 창조하고, 2대가 번영시키고 3대가 망하게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웃음) 일부 수퍼 상류층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이 아닙니다. 저희는 이 지역에서 자랐고, 평범한 학교를 나왔고, 친구들이 모두 직원이지요. 페라리를 타지 않는 대신, 벌어들인 돈을 다시 회사에 투자합니다. 그것이 제가, 우리 가족이, 친구가, 이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지요.”
그는 “돈을 벌고 싶었다면 공장을 이 지역이 아닌 70만배나 저렴한 중국에 세웠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인생 목표는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통해 다음 세대와 그 다음 세대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자원인 세라믹을 통해 커나간 회사이기에 언젠간 그 이득을 지역에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포르셀라노사 그룹의 새로운 캠페인은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디자인하다’(Designing Unforgettable Moments). 세가라 CEO는 “초고가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거나 초호화 빌라를 짓기 위해 고급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람들이 삶의 질과 가치에 따라 소중하게 여기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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