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쏘아 올린 공... 다시 돌아온 2차전지의 시간

[오늘의 포인트]

테슬라발 훈풍에 2차전지주를 중심으로 시장에 온기가 퍼질까.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세에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대부분 약세를 보이지만 에코프로비엠은 연일 강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51분 기준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 대비 9000원(3.42%) 오른 27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29만7500원까지 뛰며 5%대 강세를 보였던 전날에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양도 전일 대비 1400원(2.51%) 오른 5만7200원에 거래 중이다. 다만 전날 20% 급등했던 에코프로는 이날 하락 반전해 3%대 내림세다.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2차 전지주 강세는 테슬라발 훈풍 덕택이다.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차량 인도대수는 46만6000대로 전년 동기대비 83% 늘었다. 시장 전망치 44만5000대를 뛰어넘는 실적이다. 최근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을 확장하며 생산능력이 증가했다. 인플레이션 방지법에 따른 국가보조금 확대와 적극적인 가격 인하 정책 등이 호실적의 원인으로 손꼽힌다.

깜짝 실적 발표로 테슬라 주가도 지난 3일(현지시간) 6.9%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경쟁 심화에도 대당 7500달러(약 975만3750원)의 세금 공제 덕택에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에 이어 경쟁사 리비안도 실적 호조 소식에 17.41% 급등했다.

테슬라 모델3

호실적 발표에 신난 2차 전지주가 랠리를 지속하면서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와 차별화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날에는 에코프로가 전 거래일 대비 15만4000원(20.42%) 오른 9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1,2위인 에코프로 그룹주가 나란히 오르면서 코스닥 지수도 끌어올려 2%대 강세 마감했다.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 중 약 1/4이 에코프로에서 나왔을 정도다. 전날 엘앤에프(2.67%), 금양(5.08%), 에코프로비엠(5.82%)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업계에서 제시하는 에코프로비엠의 적정 주가는 28만4737원이다. 다만 올해 2분기 판가 하락과 전환 투자로 일시적 부진은 불가피하더라도 중장기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자금조달과 신규제품 양산 준비가 순항 중이기 때문이다.

주민우 NH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9800억원, 영업이익은 1192억원으로 시장 전망치 대비 각각 9%, 10%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매출액 부진의 원인은 연초 리튬 가격 하락 영향으로 올해 2분기 판가가 전분기 대비 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경상북도 포항시에 증설한 생산능력 3만톤 규모의 공장인 CAM5N의 전환투자에 따라 일시적 출하 부진도 발생했다. 전환 투자는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을 생산하는 포드사의 생산능력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로 추정된다.

주 연구원은 "중장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준비는 잘 진행 중"이라며 "고객사가 요구하는 대규모 증설을 적기에 이행해 수주를 받고 기업가치가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코프로그룹은 양극재를 담당하는 에코프로비엠 외에도 리튬을 담당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전구체를 담당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을 가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수직계열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룹사 내 수직계열화 시스템으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충족에 더해 추가 이익 확보가 가능하다"며 "수직계열화 이점은 점차 부각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