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대 진입했지만… 에너지 가격 불안정성 여전

박정민 기자 2023. 7. 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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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상승률이 21개월 만에 2%대로 진입하며 올해 초까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걱정하던 정부도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하지만 물가 안정의 핵심인 에너지 가격이 대외여건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폭등할 수 있고 이상기후 영향으로 인해 장바구니 물가도 불안해 마냥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2%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가능했던 것은 석유류 가격 하락과 서비스 물가 상승률 둔화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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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소비자물가 2.7%
올여름 슈퍼엘니뇨 이상기후
장바구니물가 급등 가능성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1개월 만에 2%대로 진입하며 올해 초까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걱정하던 정부도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하지만 물가 안정의 핵심인 에너지 가격이 대외여건의 변화에 따라 언제든 폭등할 수 있고 이상기후 영향으로 인해 장바구니 물가도 불안해 마냥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2.7% 상승, 2021년 9월(2.4%) 이후 처음으로 2%대로 진입했다. 2%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가능했던 것은 석유류 가격 하락과 서비스 물가 상승률 둔화 덕분이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25.4%를 기록했는데, 이 같은 하락 폭은 통계 작성 이후 최대다.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 역시 -1.47%포인트를 기록했다. 결국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 상승률 둔화를 견인했다는 의미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5월 3.2%에서 6월 2.3%로 떨어졌는데, 생활물가가 2%대로 둔화한 것은 역시 27개월 만에 처음이다. 정부도 이번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 진입에 고무된 모습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경제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물가 안정’이었다. 이젠 경제 정책을 물가에서 경기 부양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낙관하긴 이르다. 2%대 물가 하락의 일등공신인 에너지 가격이 언제 다시 폭등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원유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올 상반기까지 지속 하락했지만 최근엔 다시 반등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던 유가는 올해 3월에 무렵엔 60달러대로 떨어졌다가 최근엔 70달러 선까지 반등한 상태다. 이처럼 국제 에너지가격 변동성이 커 물가안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긴 어렵다.

여기에 올여름 ‘슈퍼 엘니뇨’(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 등으로 인한 집중호우, 폭염 등 이상기후 우려가 커지며 농식품 가격 등 소위 ‘장바구니 물가’ 불안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도 이를 우려해 비축 물량을 늘리고 가격 상승 품목에 대해선 할당관세 인하 조치 등의 대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도 물가 2%대 진입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고 서비스물가도 충분히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하는 기준금리 인하를 현시점에서 논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박정민·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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