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빔 조사해 안전한 배터리 ‘한 번에 대량생산’

박정연 기자 2023. 7. 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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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반고체 배터리 생산 공정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은영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전자빔을 이용해 반고체 배터리를 한 번에 대량 생산하는 '원팟'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기존 상용화된 액체 전해질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쌓아 올려 최적화된 선량만큼 전자빔을 조사해 한 번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팟' 공정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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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연구원
전자빔을 이용한 겔(반고체) 전해질 배터리 제조 모식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반고체 배터리 생산 공정을 개발했다. 폭발과 화재 위험이 적고 생산 단가를 낮춰 빠른 상용화가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은영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전자빔을 이용해 반고체 배터리를 한 번에 대량 생산하는 ‘원팟’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박수진 포스텍 화학과 교수팀, 전자빔 이용 신소재 전문 기업 제브가 참여한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저널’에 지난달 게재됐다.

차세대 이차전지인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이기 때문에 안전성은 높으나 이온전도도가 낮아 효율성이 떨어진다. 비싼 가격 때문에 상용화 전망도 아직 불투명하다.  

액체와 고체 사이의 반고체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반고체와 같은 겔 타입의 전해질을 만들기 위해선 화학 물질이나 열처리가 필요한데 이들은 배터리 성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반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으론 전자빔을 이용하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전자빔은 방사선의 일종으로 물질의 구조와 성질을 변화시킬 수 있어 전자빔을 액체에 조사하면 액체가 반고체 형태로 변한다. 다만 전자빔 이용 시 생산량 확대에 한계가 있고 전자빔 설비의 높은 가격으로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전자빔 이용 기술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 개발에 주목했다. 먼저 전자빔을 조사할 때 배터리 내부 재료들이 받는 영향을 각각 분석해 최적의 조사선량을 도출했다. 기존 상용화된 액체 전해질의 파우치형 배터리를 쌓아 올려 최적화된 선량만큼 전자빔을 조사해 한 번에 대량 생산이 가능한 ‘원팟’ 공정을 개발했다.
 
이 공정으로 기존 액체 전해질 배터리와 유사한 성능의 반고체 배터리를 한 번에 7개까지 생산할 수 있음이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전자빔은 조사 시간이 수 분 이내로 짧아 컨베이어 벨트 방식으로 빠르게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향후 이번 기술을 고용량 배터리 생산에 확대 적용하고 상용화를 위한 공정 최적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 성과는 방사선의 응용 분야 중 하나”라며 “앞으로 차세대 배터리 제조 산업에서 대체 불가한 방사선 강점 기술의 활용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빔을 이용한 컨베이어 벨트 방식 생산라인 모식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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