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베트남과 핵심광물 협력 다져나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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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상응(動須相應). 바둑의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열 가지 전략(圍棋十訣·위기십결) 중에서 여덟 번째 금언이다.
나의 패를 움직이고 멈출 때는 내가 둔 수와 상대방의 움직임을 신중히 살펴 서로 조화를 이루고 호응하면서 유리한 분위기로 이끈다는 뜻이다.
지금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협력 관계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양국 정상이 한-베트남 미래 협력 30년을 향한 첫수를 둔 만큼 이제 민관이 호응하며 다음, 또 그다음의 착점을 향해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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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상응(動須相應). 바둑의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열 가지 전략(圍棋十訣·위기십결) 중에서 여덟 번째 금언이다. 나의 패를 움직이고 멈출 때는 내가 둔 수와 상대방의 움직임을 신중히 살펴 서로 조화를 이루고 호응하면서 유리한 분위기로 이끈다는 뜻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판세와 상대방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읽어내지 못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말은 수교 30주년을 넘어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는 한국과 베트남 관계에도 잘 어울린다. 그동안 양국은 차이점을 보완하면서 교역 규모가 175배 이상 성장하는 엄청난 경제협력 성과를 이뤘다. 손끝이 야무지고 저렴한 노동력이 많은 베트남은 섬유·휴대전화·가전 등 우리 주력 산업의 든든한 생산기지이자 제1의 무역흑자 대상국이다.
그런데 최근 양국을 둘러싼 판세가 변하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심해지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기회복도 더뎌지면서 많은 나라가 공급망 불안과 수출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의 노림수도 달라져,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희소광물을 무기로 첨단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에 적극 참여해 무역 개방도를 높이면서 아세안의 비즈니스 허브를 지향한다. 2045년 고소득 국가 진입을 목표로 인구 1억 명이 넘는 거대한 내수시장을 빠르게 키워 나간다. 동수상응의 묘를 살려 베트남을 새로이 볼 때다.
이런 측면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지난달 22∼24일 베트남 국빈방문은 달라진 판세에 현명하게 대응하는 절묘한 한 수를 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우선,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이 합의한 ‘2030년 교역 규모 1500억 달러 달성 목표’ 이행을 위한 ‘공동 작업반’이 만들어졌다. 올해 들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교역 규모를 플러스로 바꾸기 위한 액션플랜이 마련된 것이다. 동행했던 경제 사절단은 인프라와 제조업은 물론 소비재, K-푸드, 금융, 의료, 소프트웨어 등에서 정상 순방 역대 최다인 111개의 양해각서(MOU)·계약을 체결해 베트남 내수시장에 씨앗을 심었다.
둘째,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인 베트남과 ‘핵심광물공급망센터 설립 MOU’를 체결함으로써 공급망 안정화 협력의 이정표를 세웠다. 향후 정·제련 기술 공동 개발과 청년 인력 교류 등을 통해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산업에 필수인 희소금속의 공급망 협력을 다져 나갈 것이다. 셋째, 2021년 ‘온실가스 국외감축에 관한 기본협정’을 맺은 베트남과 ‘파리협정 제6조 이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조만간 온실가스 국외감축 시범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 목표’를 실행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다.
지금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협력 관계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라는 구태의연한 수사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판세에 휘둘리지 않고 변화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눈으로 베트남을 제대로 바라본다면 양국이 협력해서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분야는 많다. 양국 정상이 한-베트남 미래 협력 30년을 향한 첫수를 둔 만큼 이제 민관이 호응하며 다음, 또 그다음의 착점을 향해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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