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COMPANY] 어린이 손님 북적, 상인은 웃음꽃… 전통시장 살린 `든든한 버팀목`
매출 상승·경제 교육… 상인·고객 모두 대만족
2030 위한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도 호평
정책자금에 맞춤 컨설팅·온라인 진출 지원까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은 서민경제의 뿌리다. 대한민국 인구의 약 18.3%에 해당하는 946만명이 소상공인이거나 소상공인 사업체 종사자다.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684만개로,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수의 93.8%에 달한다. 이런 소상공인이 흔들리고 있다.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에서 올해 5월까지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가 4만 848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3% 늘었다. 지급액도 5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소상공인에 대한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4만 7947건, 지급액은 533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폐업 공제금 지급액이 1조원을 돌파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대한민국 유일의 소상공인·전통시장 전문지원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은 위기의 서민경제 뿌리를 지키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강한 소상공인 성장지원 사업으로 유망 소상공인을 발굴하고 유통 채널이 한정된 소상공인에게 온라인 판로를 열어주기 위해 민·관 협력으로 소상공인 O2O 플랫폼 진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야시장 행사'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어린이 장보기 체험행사'를 통해 전통시장을 찾을 미래 고객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소진공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2013년 '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을 근거로 2014년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이 통합해 출범했다. 현재는 박성효 이사장이 소진공을 이끌고 있다. 소진공의 임무는 684만 소상공인과 1700여 전통시장 및 상점가의 경영을 안정시키고 경쟁력 강화를 돕는 것이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든든한 현장 파트너이자 서민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다.
소진공은 소상공인의 창업부터 혁신, 재기까지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정책자금 △온라인 진출 △컨설팅 △홍보 △판로개척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를 활성화하기 위해 △환경개선 △디지털 전환 △홍보·마케팅을 돕는다. 전국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지역 축제 등에서 사용하는 온누리상품권을 발행하는 기관도 소진공이다.
소진공의 내부 조직 구성은 철저히 현장 중심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진공 본사에는 다섯 개의 본부가 있다. 먼저 기획경영본부는 기관 기획과 경영지원, 정보화 업무를 담당한다. 소상공인본부는 소상공인의 생애맞춤형 지원과 소공인 발굴·육성을 책임진다. 시장상권본부는 전통시장 및 상권 활성화, 온누리상품권 발행 등 시장 활성화 업무를 맡고 있다. 금융사업본부는 3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정책자금과 채권, 재난지원금 등을 관리한다. 디지털혁신본부 등 사업부서는 스마트 상점과 소상공인 온라인 진출, 빅데이터 등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소상공인·전통시장 관련 정책 연구를 총괄하는 건 정책연구센터 몫이다.
◇ 지역경제 활성화 견인하는 소진공
전국 곳곳에 위치한 전통시장은 최근 어린이 손님맞이로 분주하다. 소진공이 내수활성화를 위해 추진 중인 '전통시장 어린이 장보기 체험행사' 덕이다. '어린이가 전통시장을 찾게 만들자'는 것은 박성효 이사장의 아이디어였다. 인터넷 쇼핑과 O2O(Online to Offline), 백화점, 마트 등에 익숙한 요즘 어린이가 장보기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으로 시장에 친숙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를 미래의 단골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소진공은 이를 위해 각 지역 교육청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교육청이 행사에 참여할 학교와 물건을 구입할 온누리상품권을 준비했다. 소진공은 어린이가 방문할 전통시장을 선정하고, 장보기에 필요한 장바구니 등 부대물품을 마련했다.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어린이 장기자랑이나 사생대회 등 한바탕 이벤트가 펼쳐지는 경우도 있다.
체험행사에서는 어린이가 스스로 구매목록을 작성하고, 그에 따라 온누리상품권으로 직접 장을 본다. 구매과정에서 상인과 흥정을 하거나, 물건 고르는 법, 제철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배운다. 시장 체험을 통해 씀씀이를 조절하는 '경제교육'부터 사람을 대하는 '인성교육'까지 배운다. 체험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와 상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소진공 관계자는 "어린이들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선 접할 수 없던 흥정 경험과 생생한 현장에 즐거워했다"며 "상인들도 시장에 활기와 웃음이 피어난다며 기뻐했다"고 전했다.
매출 상승은 덤이다. 어린이가 시장을 방문하면 필연적으로 어머니나 가족 등 인솔자가 함께 할 수밖에 없어서다. 오랜만에 전통시장을 찾은 어른들도 싱싱하고 양질의 상품들에 흔쾌히 지갑을 열게 된다는 설명이다.
소진공은 올해 하반기 내수 활성화를 위해 전통시장 야시장행사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야시장 행사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추진했으나, 이번에 특성화시장 육성사업에 참여하는 전통시장 56곳까지 확대했다.
박 이사장은 "야시장이 지역사회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으면 내수 활성화와 더불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수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고객의 호응이 좋은 야시장을 적극 홍보하고 지자체 및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체계적으로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MZ세대도 쓰는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
소진공은 지난해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을 출시했다. 종이 형태의 온누리상품권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가 전통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폼팩터(Form Factor)'를 혁신한 것이다.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은 오프라인 판매점에서 온누리상품권을 구매할 필요도, 별도의 카드를 가져갈 필요도, 충전소를 찾을 필요도 없다. 고객이 원래 보유하고 있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앱에 등록하면 바로 연동이 가능하고, 상품권 잔액 충전도 앱을 통해 손쉽게 할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의 혜택은 그대로 챙길 수 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상권활성화 구역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면 50%의 소득공제도 된다. 소진공 관계자는 "전통시장과 상점가를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결제수단"이라고 귀띔했다.
소진공은 출시 이후 충전식 카드형 온누리상품권의 홍보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이사장이 직접 현장에 나가 온누리상품권을 홍보하고 전국에 있는 센터 직원들까지 전국 유동인구 집중 지역에서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뛰고 있다. 덕분에 직장인과 학생, 주부 등을 비롯해 다양한 세대로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대전에서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32)씨는 "공단 직원 분들이 직접 설치해줘서 새로운 온누리상품권에 대해 알게 됐고, 생각보다 할인되는 게 많아서 놀랐다"면서 "일단 10% 할인된 금액에 이용해서 좋고, 전통시장이나 상점가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소진공이 진행하는 강한 소상공인 성장지원 사업은 유망 소상공인을 선별해 창작자·스타트업·이업종 소상공인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기업가형 정신과 창의성을 갖고 스스로 성장·발전하는 소상공인을 발굴하는 사업이다. 강한 소상공인은 오디션 형태의 경쟁방식을 통해 우수업체로 선발된다. 선발된 소상공인에는 △사업화 자금 지원 △멘토링 △컨설팅 △유형별 특화 프로그램 △판로·투자 등을 연계해 지원한다. 온라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는 프로그램도 있다. 소진공과 민간 플랫폼이 협업하는 '소상공인 O2O 플랫폼 진출 지원사업'이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카카오, 지그재그, 숨고, OK캐쉬백, KT 등 다양한 영역의 선두 플랫폼과 손 잡고 진행한다.
소상공인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플랫폼별로 다양하다. 소상공인 본인의 상황에 맞게 플랫폼사를 고를 수 있다. 한 리사이클링 제품업체 대표는 O2O 플랫폼 진출사업에 참여하고 "제품 사진만 전달하니 상세 페이지 제작까지 끝내주더라"면서 "제품 소개 페이지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고객 홍보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이 사업에 참여하는 플랫폼들은 소상공인의 판로지원, 홍보, 마케팅, 교육, 컨설팅 등 e-커머스 소상공인 양성을 위해 최대 1만 3000명 규모의 다양한 상생지원을 추진한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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