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6조 실탄 마련...4대 핵심사업 재편 속도

2023. 7. 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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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4대 핵심사업의 퍼즐을 맞추려고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거나 역점 사업 투자를 위해 외부에서 마련한 자금이 6조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자금 여력이 풍부한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적극 공략하는 모습이다. SK그룹은 첨단소재와 바이오 등 자금 수요가 큰 분야에 투자하는 만큼 인수합병(M&A) 등 추가 거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가운데 M&A 또는 투자유치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곳은 6개사로 집계됐다. SK온, SK팜테코, SK피유코어, SK쉴더스, SK E&S, 나노엔텍 등이다. 이들의 구주와 신주 거래 금액은 총 5조9988억원이다.

해당 기업은 국내외 PEF 운용사를 투자자로 확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경쟁력 있는 사업부를 앞세워 사모펀드의 유동성을 십분 활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래 유형별로 살펴보면 SK온과 SK E&S는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했다. 두 곳은 상반기에 각각 1조9850억원, 3675억원의 유상증자를 마쳤다. SK온은 MBK파트너스, 블랙록, SNB캐피탈 등을 주주로 맞이했다. 연초 최대주주인 SK이노베이션에서 2조원을 출자 받기도 했으나 외부 투자가 아닌만큼 이번 집계에서는 제외했다.

SK E&S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투자를 끌어냈다. 하반기 예정된 투자금 3675억원이 유입되면 최종적으로 7350억원을 확보하는 구조다. SK온과 SK E&S는 그룹 내 4대 역점 사업인 첨단소재와 그린 분야를 각각 책임지고 있다.

또 다른 사업축 바이오를 담당하는 SK팜테코도 최대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SK팜테코도 PEF 운용사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 재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그룹 내 디지털 사업을 이끄는 중간 지주회사 SK스퀘어의 유동성 확보 작업도 활발히 이뤄졌다. 자회사 체외진단 업체 나노엔텍과 정보보안 업체 SK쉴더스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노엔텍은 PEF 운용사 J&W파트너스에 보유 구주를 모두 처분할 계획이다. 다만 1년가량 거래가 지연되고 있는 점은 변수다. 예정대로 오는 9월 말 거래가 종료되면 SK스퀘어는 58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

SK쉴더스의 매각 작업은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웨덴 PEF 운용사인 EQT파트너스를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로 확보했다. SK쉴더스의 구주와 신주 거래 금액은 총 2조1708억원으로 책정됐다.

SK스퀘어는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구주 일부를 처분해 8464억원을 현금화한다. 이 가운데 4500억원은 EQT파트너스에 대여해주기로 한 만큼 실제로 확보하는 현금은 약 4146억원이다. SK스퀘어는 기존 FI였던 맥쿼리자산운용 컨소시엄의 투자금 회수를 돕고 유동성을 확충하는 동시에 SK쉴더스에 대한 경영참여 권리도 이어간다.

SKC도 화학사업을 담당하는 SK피유코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SK피유코어 지분 100%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금액은 약 4500억원 안팎에서 언급된다. 향후 반도체 소재 사업 투자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 내 기존 사업부 매각과 투자유치는 물론 다른 법인을 인수하는 거래도 성사됐다. 바이오 분야에서 제약사업 중심축인 SK바이오팜이 미국 프로테오반트 사이언스 지분 60%를 인수하기로 했다. 여기에 보유 현금 620억원을 투입한다.

프로테오반트는 2020년 3월 SK그룹 지주회사인 SK와 스위스 바이오기업 로이반트가 합작해 설립한 곳이다. 이번 거래는 로이반트가 소유하던 주식을 SK바이오팜이 모두 매입하는 구조다. 표적단백질분해(TPD) 신약 개발기술을 보유한 프로테오반트를 통해 연구 역량을 키운다는 목표다.

SK그룹은 4대 핵심 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선 만큼 시장에서는 추가 거래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신규 지분 투자와 M&A 등 주요 딜에서 사모펀드를 지속적으로 활용해 나갈지도 관심거리다. SK그룹 측은 이사회 중심 경영 시스템을 토대로 각 회사별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심아란 기자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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