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 정규리그 우승 일군 ‘책임감 없는 주장’ 강민지

천안/김민수 2023. 7. 4. 11: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점프볼=천안/김민수 인터넷기자] 강민지는 스스로를 책임감 없는 주장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수원대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누구보다 주장의 역할을 잘해낸 강민지였다.

수원대 4학년 강민지(177cm, F)는 3일 단국대 천안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단국대와의 경기에서 7점 4리바운드를 기록, 수원대의 67-65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만난 강민지는 “솔직히 머릿속이 너무 하얗다. 아무 생각이 안 든다. 그냥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하며 우승의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 “경기 전날 동료들한테 ‘한 발 덜 뛰어서 3위 하는 것보다, 한 발 더 뛰어서 1위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고, 결국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강민지는 많은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30-38로 뒤진 2쿼터 천금 같은 3점슛을 집어넣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고, 51-51로 맞선 3쿼터 종료 직전에는 날카로운 움직임을 통해 역전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던 4쿼터 종료 5분 전, 강민지의 센스 있는 수비가 빛을 발했다. 강민지는 성큼성큼 들어오는 박성은의 돌파로에 먼저 자리를 잡으며 가로막았고, 결국 오펜스 파울을 얻어냈다. 상대 추격의 의지를 꺾고 공격권을 가져오는 멋진 수비였다. 

해당 수비 상황에 대해 강민지는 “이전 수비에서도 몇 차례 오펜스 파울이라고 생각한 상황이 있었는데 파울이 불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내 파울이구나 생각하고 안 일어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오펜스 파울이더라. 너무 감사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무리했지만, 수원대의 이번 정규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다. 체육관 사정 때문에 홈경기가 원정경기로 바뀌는 일이 잦았다. 일반적으로 여대부는 홈과 원정에서 각각 5번씩 10번의 경기를 치르지만, 수원대의 원정경기는 총 8번이었다. 홈경기는 단 2번에 그쳤다. 다른 팀에 비해 3번이나 더 많은 원정 경기를 가졌다. 수원대의 마지막 홈 경기는 지난 4월 3일 부산대와의 경기였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 강민지는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했다. 강민지는 “힘든 일이 많았다. 홈경기도 못하고, 여러모로 안 좋았던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하지만 선수들이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이기겠다는 마음 하나로 끝까지 잘해준 것 같아서 고맙다”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렇다면 스스로 생각했을 때 본인은 어떤 주장이었을까. 강민지는 “나는 내가 책임감 없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들이 잘 따라와 준 것 같다. 내가 주장 역할을 잘해서 우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애들이 잘 따라와 줬고, 내가 애들을 이끈다기보다, 애들과 함께 가려고 했다. 애들한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강민지는 “작년에는 (이)나라를 중심으로 인사이드에서 플레이를 많이 했다. 하지만 올해는 (김)서연이,(전)희교,(류)자언이, (양)다혜,(유)예진이가 외곽에서 슛과 돌파를 해줘서 다양한 공격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다현이가 정말 많이 성장했다. 나라와 함께 트윈타워라고 불릴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늘었고, 잘 해줬다”고 수원대가 우승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설명했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감한 수원대는 MBC배와 플레이오프를 남겨두고 있다.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신 강민지는 더 높은 곳을 꿈꾸고 있다.

“작년 MBC배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올해도 우승을 하며 대회 2연패를 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작년 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 한 경기 만에 떨어졌다. 올해는 좀 더 오래 있고 싶고, 더 큰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 강민지의 말이다.

다가오는 MBC배와 플레이오프는 강민지에게 더욱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강민지가 수원대 선수로 치르는 마지막 대회이기 때문이다. 4학년인 강민지는 오는 2023-2024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강민지는 자신이 프로 무대를 밟기 위해 무엇을 더 가다듬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강민지는 “개선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웃음). 일단 개인적으로 1대1 수비가 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공격을 할 때 내가 슈터다 보니 슛만 쏘려는 경향이 조금 있다. 슛 기회를 보면서도 다음 동작, 다른 옵션까지 가져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보완점을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자신 있는 본인만의 장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강민지는 곰곰이 생각한 후 “아무래도 슛이 좋은 것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슛이 좋으니 상대 수비가 강하게 붙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드라이브 인을 가져가는 움직임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정규 시즌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기쁨에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프로팀에서 필요로 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하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진_점프볼 DB, 김민수 인터넷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