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비’ 베트남서 상영 금지… 문제된 ‘구단선’ 뭐길래

영화 '바비' 예고편에 등장하는 장면./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유튜브

할리우드 영화 ‘바비’가 베트남에서 상영이 금지됐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남중국해 남해구단선(南海九段線·Nine Dash Line)이 묘사됐다는 이유에서다.

베트남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영화국 비 키엔 탄 국장은 3일(현지 시각) 워너브라더스 신작 ‘바비’에 대해 상영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영화국은 외국 영화의 허가 및 검열을 담당하고 있다.

원래 ‘바비’는 오는 21일 베트남에서 개봉될 예정이었다. VN익스프레스는 상영 금지 결정 배경에 대해 “영화에 베트남의 영해 주권을 침해하는 중국 측 구단선을 묘사한 장면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어떤 장면에서 구단선이 등장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남중국해 남해구단선(빨간색 선)

구단선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U’자형으로 그린 9개 선을 따라서 만든 해상 경계선이다. 이 경계선 대로면 남중국해의 대부분 해역이 중국 관할로 인정된다. 2016년 헤이그 법원의 국제 중재 판결에서 해당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기각됐지만 중국은 이곳에 인공섬을 짓고 군사 시설을 배치하는 등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에 위치한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영유권을 두고 중국과 갈등 중이다.

구단선 등장으로 베트남에서 상영 금지된 영상물은 ‘바비’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 영화 ‘언차티드’가 같은 이유로 상영 금지 처분을 받았고 2021년 7월에도 넷플릭스 드라마 ‘파인갭’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2019년 10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영화 ‘어바머너블’은 개봉 10일 만에 상영이 중지되기도 했다. 당시 베트남은 심의를 부실히 했다며 담당자를 문책하고 배급사에 벌금 1억7000만동(약 937만원)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