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1.2조' 생산 계약"…삼성바이오, 글로벌 빅파마 수주 질주
존림 사장, 올해 해외영업 직접 진두지휘 '성과'로
"기술이전 속도 업계 평균 절반"…속도 경쟁력도 한몫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늘 하루(4일)에만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 위탁생산(CMO) 계약을 수주했다. 이를 기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계약 규모는 올해 벌써 2조원에 육박했다. 작년 1조7000억원대 계약규모를 반년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여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과 2020년 취임한 존림 사장의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시너지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와 1억8300만달러(241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1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다. 이번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해당 계약에서 1억9300만달러(2543억원) 규모 증액 계약을 맺고, 7억400만달러(9227억원) 규모 신규 계약까지 체결했다. 이날 하루 두 건의 추가 계약이 더해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화이자와 맺은 계약 규모는 총 10억8000만달러(1조4180억원) 규모로 늘어나게 됐다. 화이자와 첫 계약을 맺고 4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특히 이번 계약은 기존의 단일제품 생산계약과 달리, 다수제품으로 구성된 고객사 제품 포트폴리오를 장기적으로 생산하는 계약이란 점에서 의의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에서 2029년까지 종양, 염증 및 면역 치료제 등을 포함하는 화이자의 다품종 바이오시밀러 제품 포트폴리오를 위탁생산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생산능력, 생산속도, 뛰어난 품질 등 당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사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화이자 외에도 글락소스미스클라인(2700만달러·332억원), 일라이 릴리(1억7700만달러·2157억원), 로슈(1100만달러·119억원) 등 글로벌 빅파마와 잇단 수주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다. 이날까지 체결된 이들과의 수주계약 규모만 1조9335억원에 달한다. 작년 계약규모인 1조7835억원을 반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또한 2021년(1조1602억원)부터 이어진 계약규모 증가세도 3년 연속 이어가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0여년간 쌓아온 경쟁력도 성과의 주요 요소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선제적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했다. 2011년 1공장(3만리터)을 시작으로, 2013년 2공장(15만4000리터), 2015년 3공장(18만리터)을 증설했고 올해 6월부터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리터)을 완전 가동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리터로 전 세계 압도적인 1위다.
이 기간 회사는 속도, 품질 경쟁력도 강화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했다. 고객사에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거점도 확대했다. 2020년 샌프란시스코, 지난 3월 뉴저지에 오피스를 구축한 것이다. 또 98% 이상의 배치(Batch) 성공률을 거두고, 6월 말 기준 누적 규제기관 승인건수 231건을 기록하는 등 의약품 제고·관리 전 과정에서의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주요 빅파마 고객사와 대규모 물량의 장기 수주계약을 늘려가고 있다. 현재까지 글로벌 상위 빅파마 20곳 중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부터 4공장을 완전 가동하기 시작했다. 1~3공장이 풀가동에 가까운 상태였기 때문에, 4공장 완전 가동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세엔 더욱 탄력이 붙을 수밖에 없다. 지난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올해 매출 목표를 기존 3조3765억원에서 3조5265억원으로 4.4% 증액 조정했다. 당시 회사 측은 "하반기 4공장 매출 기여에 대한 가시성 증가"를 사유로 전했다.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노력도 경주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5공장 착공을 시작했다. 건축 기간을 2025년 9월 가동 목표에서 5개월 앞당긴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변경, 시장 선점에 주력하겠단 방침이다. 5공장은 18만리터 규모로,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78만4000리터로 커진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S-DUALTM)', 자체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TM)'등 CDMO(위탁개발생산) 내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ADC 관련해선 삼성물산과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올해 4월 ADC 치료제 기술 개발 기업인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방면에서 ADC 생산시설 구축방안을 검토하는 등의 활동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확대 등 3대축 중심의 성장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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