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불법촬영 했나 쟁점…전문가 "그랬으면 이미 출국금지"

지난 20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황의조가 경기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가대표 축구선수 황의조가 원 소속팀이 있는 영국으로 떠난 가운데, 사생활 영상 관련 황의조가 불법 행위를 했다면 이미 출국금지됐을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의조에게) 불법성이 있었다면 출국금지가 됐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해외로 나갔다면 유출된 영상 자체에 대한 불법은 없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남녀 관계에서 사생활 영상을 찍는 게 어떤 시선에서는 불편할 수 있으나 (합의됐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합의 후 촬영한 영상이어도 당사자 동의 없이 이를 전시, 공연하는 것은 처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의조 측이) 고소를 진행하면서 경찰서에서 관련 영상을 보여줬을 것"이라며 "동의받은 영상이라 주장했을 것이고, 경찰 입장에서도 그렇게 봤기에 황의조 선수가 해외로 나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승재현 선임연구위원은 "만약 불법성이 있었다면 저는 (황의조에 대한) 출국금지가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와 별개로 사생활 폭로 및 영상 유포를 한 사람은, 그가 (황의조의) 여자친구였든 협박범이었든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의조 자필 입장문. /사진=뉴스1, 법무법인 정솔 제공

앞서 누리꾼 A씨는 지난달 25일 자신이 황의조의 전 여자친구라고 주장하며,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했다. A씨는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동시에 만나면서 이들을 가스라이팅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황의조 측은 A씨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뒤 고소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어 사생활 영상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촬영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자료 유출 경위에 대해선 "작년 그리스에서 휴대전화를 도난당했는데 이후 (스마트폰이) 해킹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의조는 지난달 29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직접 손으로 쓴 입장문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자필 편지를 통해 "불미스러운 소식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많은 분이 우려하시는 불법적 행동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황의조는 지난 1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인 보충 조사를 받았다. 그는 다음날(2일) 소속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협상을 위해 영국으로 출국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