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비 70%' 거품 낀 건기식 꼼꼼히 비교해주니 3개월새 20억 벌었다

김태현 기자 2023. 7. 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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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이창환 밸런스 대표
이창환 밸런스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식물성 알티지오메가3', '어린이 홍삼 비타민B', '철갑상어 콘드로이친'

국내 대형 e커머스 플랫폼에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상품 정보다. 해당 정보만 갖고 어떤 효능이 있는지 아는 소비자는 몇이나 될까.

올해 3월 농림식품축산식품부가 발표한 '건강기능식품 및 건강식품 구입현황'(2022년 기준)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건기식을 구매할 때 우선 확인하는 부분은 '가격'(16.5%)과 '브랜드·상표·제조사'(16.2%)로 나타났다. 주요 선택 기준이 '적당한 가격의 유명 브랜드 건기식'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건기식 제조사들도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마케팅에 집중한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를 내보내고,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한다. 건기식 업체 간 출혈 경쟁으로 불어난 마케팅 비용은 제품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건강식품 영양성분 한눈에 쏙...연내 30만종 등록 계획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건강식품 시장은 정보 습득과 제품 탐색, 구매 채널이 모두 파편화돼 있어 소비자는 좋은 제품보다는 마케팅을 잘하는 제품을 구매해 피해를 보고 있다."

이창환 밸런스 대표는 "왜곡된 건강식품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손쉽게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2021년 7월 설립된 밸런스는 네이버 계열 벤처캐피탈(VC)에서 심사역으로 활동하던 이 대표가 설립한 푸드 헬스케어 플랫폼이다.

밸런스의 목표는 '내 몸이 원하는 영양제 3초만에 찾기'다. △건기식 △건강보조식품 △건강관리목적식품 등 건강식품의 영양성분을 소비자에게 자세하고, 쉽게 소개하는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현재 밸런스에 등록된 건강식품은 4500여종에 달한다. 건강식품의 대표 영양성분 뿐만 아니라 성분표를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성분까지 자세히 표기돼 있다. 종합 비타민을 검색하면 비타민 외 나이아신, 아연, 엽산, 셀례늄 등 다른 성분도 함께 표기한다. 밸런스는 올해 연말까지 30만종에 달하는 국내외 모든 건강식품의 정보를 플랫폼에 등록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최근 관절 건기식 인기 성분인 식이유황(MSM)은 등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섭취 전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며 "자세한 정보를 통해 건기식 오남용을 막고 필요한 성분만 취사 선택할 수 있는 건강식품 처방 플랫폼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성분·함량 같아도 '다른 가격'…꼼꼼히 비교하자
/사진제공=밸런스
밸런스는 자세한 성분표 외에도 이용자들이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들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게 1일당 가격이다. 밸런스에서 판매되는 모든 건강식품에는 1일당 가격이 붙어있다. 1일당 가격이란 해당 건강식품의 전체 분량을 하루 권장 섭취량으로 나눈 가격이다.

이 대표는 "같은 60정 제품이라 하더라도 하루 권장 섭취량이 1정인지 2정인지에 따라 실제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이용할 때 느끼는 효용을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성분별로 제품을 비교할 수 있는 '비교하기' 코너다. 예를 들어 A라는 건강식품에 비타민과 마그네슘이 포함돼 있으면 A의 성분정보 코너를 통해 동일한 양의 비타민과 마그네슘이 들어있는 건강식품을 성분별로 각각 비교할 수 있다. 자신에게 불필요한 영양성분까지 과잉 섭취하지 않고, 꼭 필요한 영양성분만 골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 사이에서도 밸런스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3월 서비스 정식 론칭 이후 방문 고객이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매전환율은 8~9%, 여러 상품을 구매하는 크로스셀링비율은 55%다. 서비스 론칭 후 3개월간 누적 매출은 약 20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건강식품을 선택하는 문화가 형성되면 제품 가격의 60~70%에 달하는 건강식품 마케팅 거품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국내외 등록된 30만여개 건강식품을 모두 데이터화해 건강식품 버티컬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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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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