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심정지, 우린 선택을 해야 했다”···인력난에 위태한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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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일명 응급실 뺑뺑이 보다 의사와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치료 받던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더 많다는 현장 증언이 나왔다.
4일 전국보건의료노조가 전일 서울 의료노조 건물에서 연 의료인력 부족 증언대회에서 지방대학병원에 20년 가까이 일한 간호사 A씨는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하는 사건을 다룬 뉴스를 볼 때마다 우리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 들어 간다"며 "응급실 뺑뺑이 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도중 인력 부족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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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명이 환자 18명 돌봐”···간병인 역할도
신규 간호사 ‘악순환’···“업무 휴대폰 검색”
중환자실도 ‘비명’···“퇴원 권할 상황까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일명 응급실 뺑뺑이 보다 의사와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치료 받던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더 많다는 현장 증언이 나왔다. 한정된 인력으로 너무 많은 환자를 치료하는 구조 탓에 부상 정도와 관계없이 환자들이 치료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응급실 뺑뺑이는 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상황이다.
4일 전국보건의료노조가 전일 서울 의료노조 건물에서 연 의료인력 부족 증언대회에서 지방대학병원에 20년 가까이 일한 간호사 A씨는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하는 사건을 다룬 뉴스를 볼 때마다 우리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 들어 간다"며 "응급실 뺑뺑이 보다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도중 인력 부족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34명 환자가 있던 중환자실에서 4명 환자가 비슷한 시간대 심폐소생술을 해야 했던 상황을 잊지 못한다. 당시 4명은 제왕절개 후 출혈이 멈추지 않는 산부인과 환자, 개복술을 하고 컨디션이 급격히 나빠진 40대 외과 환자, 85세 호흡기내과 폐렴 환자, 60대 암환자였다. 이들을 살리기 위한 인력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환자실 인력이 이들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나머지 30명 환자는 아무런 간호를 받지 못했다. A씨는 "10명의 간호사와 담당 의사가 모두 (4명을 살리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인력의 한계가 있었다"며 "환자에게 최후의 보루인 중환자실에서 우리는 (환자)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A씨는 일상적인 업무라도 가능할 수준으로 간호인력 충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A씨가 맡은 환자는 18명에 이른다. 간호사는 보호자나 간병인이 없는 환자의 경우 가족처럼 간병인도 해야 한다. A씨는 "침상에서 움직일 수 없는 와상 상태 환자는 최소 2시간에 1번 가래를 직접 제거해야 한다"며 "다른 환자가 수술 부위 통증을 호소하거나 비정상적인 활력증후가 있으면 즉각 처치해야 한다. 밥을 먹지 않고 근무를 늘려도 가래를 제거하는 일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고 답답해했다.
7년 간 일을 하다가 그만둔 간호사 B씨도 "환자가 간호사를 부르면 늘 '잠시만요'란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재원 일수 제한 탓에 퇴원을 강권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B씨는 인력 부족 탓에 병원에서 투약 사고, 환자 낙상 사고도 빈번하다고 털어놨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되레 병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는 전언이다. 더 큰 우려는 의료 인력을 당장 보충해야 하다보니 경험과 교육이 부족한 신규 간호사가 병원에 너무 급하게 투입된 결과다. 실제로 수도권 공공병원 병동에서 '막내 간호사'인 C씨는 "한 달 교육 후 바로 업무에 배치된 탓에 교육 중 없는 상황은 휴대폰으로 검색하면서 배웠다"며 "내 자신이 부끄럽고 환자에게 미안해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세종=양종곤 기자 ggm11@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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