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타고 700년 건너온 고려의 붉은 꽃, 세종에 활짝

국립세종수목원 한국전통정원에 꽃 핀 ‘아라홍련’.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700년 전 고려 시대 씨앗을 틔운 ‘아라홍련’이 세종수목원에서 활짝 꽃피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4일 국립세종수목원의 한국전통정원에서 아라홍련과 법수홍련이 개화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라홍련은 2009년 경남 함안군의 성산산성 발굴 현장에서 수습된 연 씨앗을 틔워 번식한 것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 방사성 탄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약 700년 전 고려 시대 것으로 밝혀졌다. 아라홍련과 함께 꽃 피운 법수홍련은 함안군 법수면 옥수늪에서 자생하던 우리나라 토종 홍련으로, 경주 안압지의 연과 유전자가 같은 신라 시대의 것이다.

국립세종수목원 한국전통정원 안에 있는 도담지 풍경.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제공

세종수목원은 아라홍련과 법수홍련의 개화 시기에 맞춰 다음 달 31일까지 ‘700년 아라홍련 특별전’을 연다. 4일부터는 세종수목원의 한국전통정원의 솔찬루와 도담정에 배치된 ‘700년 아라홍련 첫 나들이’ 워크북 미션을 수행한 선착순 1000명에게 함안군과 함께 제작한 책갈피 묶음을 증정한다. 오는 9일까지는 솔찬루에서 ‘아라홍련 사진전’과 사계절전시온실 로비에서 ‘함안 말이산 고분군 세계유산 등재 기원 사진전’이 함께 열린다.

이유미 국립세종수목원장은 “아라홍련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식물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함안군에서만 볼 수 있던 아라홍련을 다른 곳에서 처음으로 전시하는 것으로, 세종수목원의 이번 특별전을 통해 아라홍련이 많은 국민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