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불펜’ 함덕주, 양석환과의 트레이드 3년 차에 윈윈으로 증명

남정훈 2023. 7. 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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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은 라이벌 의식이 강해 트레이드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타 거포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 두산이 LG로부터 1루수 양석환과 유망주 좌완 투수 남호를 받고, LG는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좌완 함덕주에 우완 채지선을 데려왔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함덕주가 과거 두산 마무리로 활약하던 전성기 시절 이상의 구위를 뽐내며 최강 불펜 투수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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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은 라이벌 의식이 강해 트레이드를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두 팀이 2021시즌 개막 직전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타 거포에 대한 목마름이 컸던 두산이 LG로부터 1루수 양석환과 유망주 좌완 투수 남호를 받고, LG는 선발과 불펜 모두 활용이 가능한 좌완 함덕주에 우완 채지선을 데려왔다. 2008년 6월 이성열·최승환 ↔ 이재영·김용의 트레이드 이후 LG와 두산의 13년 만의 트레이드였다.
LG 함덕주. 연합뉴스
당시만 해도 서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는 ‘윈윈 트레이드’로 평가받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렸다. 두산에서의 혹사로인해 구위가 크게 떨어졌던 함덕주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아 16경기만 등판하고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반면 LG에서 2020시즌 타율 0.246 3홈런 13타점에 그쳤던 양석환은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자마자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누가 봐도 두산이 남는 장사였다. 

2022시즌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부상 여파를 떨쳐내지 못한 함덕주는 13경기 등판 승패홀드 없이 12.2이닝만 소화했다. 양석환은 타율 0.244 20홈런 51타점으로 직전 시즌에 비해 성적은 다소 떨어졌지만, 20홈런을 넘기며 제 몫은 다 해냈다.

트레이드 3년차인 올 시즌 들어 두 팀의 거래는 다시 재평가받고 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함덕주가 과거 두산 마무리로 활약하던 전성기 시절 이상의 구위를 뽐내며 최강 불펜 투수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3일 기준 함덕주는 올 시즌 39경기 등판해 39이닝을 던지며 3승 3세이브 12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15.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77에 불과할 정도로 ‘난공불락’의 투수가 됐다. 2년 전 트레이드는 올해가 돼서야 ‘윈윈 트레이드’가 됐다.
LG 함덕주. 연합뉴스
비결은 직구 구속 회복이다. 직구가 최고 시속 140㎞ 중반대를 찍어주다 보니 함덕주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한층 더 커졌다. 통상적으로 좌완투수는 우타자에게 약한데,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체인지업이 일품인 함덕주의 우타자 피안타율은 무려 0.061로 1할도 되지 않는다. 이 덕분에 함덕주는 상대 타자 유형을 가리지 않고 등판해 이닝을 삭제할 수 있다.

LG의 염경엽 감독도 함덕주의 존재 덕분에 마운드 운용을 한결 편하게 할 수 있다. 4,5선발이 약한 LG는 최근 불펜요원인 이정용을 선발로 돌렸는데, 이 역시 함덕주가 뒤에서 든든히 틀어막아주다 보니 가능한 보직 변경이었다.

2013년 KBO리그에 데뷔한 함덕주는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한다. 올 시즌 연봉이 1억원에 불과해 보상등급이 C인 함덕주를 영입하는 팀은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함덕주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부상의 기나긴 터널에서 빠져나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함덕주가 LG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FA 대박을 모두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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