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상자 낸 ‘오산 음주 뺑소니’ 운전자 차량 압수
대낮에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치어 숨지거나 다치게 한 음주운전자의 차량이 경찰에 압수됐다. ‘검·경 합동 음주운전 근절 대책’에 따라 음주 운전자의 차량을 압수하기로 한 이후 첫 사례다.
경기 오산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된 A씨(25)로부터 범행 당시 운전한 차량을 임의 제출받아 압수했다고 4일 밝혔다.
현재 견인차 사무실에 보관 중인 A씨의 차량은 일반 사건에서의 압수물처럼 취급돼 송치 단계에서 검찰에 넘겨질 예정이다. 재판에서 법원이 차량에 대한 몰수를 판결하면 A씨의 차량 소유권은 사라진다.
경찰 관계자는 “ A씨가 임의제출에 응하지 않았다면 경찰은 절차대로 압수영장을 신청해 차량을 강제로 넘겨받을 계획이었으나, A씨가 임의제출에 응하면서 영장 신청은 하지 않았다”면서 “차량은 ‘범행 도구’로 취급돼 송치 단계에서 검찰에 넘겨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과 경찰은 음주 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내거나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면 차를 압수·몰수하는 내용의 음주운전 방지 대책을 발표해 이달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음주운전 중 사고로 사망자 또는 다수 부상자가 발생하거나 음주 뺑소니, 재범, 다른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죄를 저지른 경우 차가 몰수 대상이 된다.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자가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3회 이상 전력자가 단순 음주운전을 한 경우도 포함한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산시 오산동 오산우체국 앞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 3명을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70대 여성 B씨가 숨지고 나머지 2명도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횡단보도에는 이들 사상자 말고도 보행자 예닐곱 명이 길을 건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고 후 1㎞를 도주하다가 신호 대기 중인 차량의 후미를 들이받고 멈춰 섰으며, 즉시 출동한 경찰관에게 체포됐다.
음주 측정 결과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2%가 넘는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개인과 가정,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의자에 대한 구속수사와 함께 차량까지 압수해 법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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