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우려·주변국 반대…日, 오염수 방류 앞두고 국내외 여론 주시
방류 시점 결정에 후쿠시마 주민, 주변국 여론 변수로 작용할 듯
“야당반대, 부정적 의견 높아”…한국 분위기에 촉각 곤두세워
일본 정부가 가장 신경쓰는 것은 후쿠시마 및 후쿠시마 인근 지역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다. 오염수 방류로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어민들이 그 중심에 있다.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지난달 30일 총회를 열어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것은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는 특별결의를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연합회의 방류 반대 특별결의 채택은 네 번째다.
지역 관광업계의 부정적 여론도 강하다.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지역 부흥을 모색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겨우 관광객들의 증가를 기대해 볼 만한 시점에 다시 대형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숙박업을 하는 한 주민은 후쿠시마민보에 “앞으로 수 십년은 이어질 문제인 데 우리들의 상황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와키시 의회는 “관계자의 이해없이는 (오염수의) 어떤 처분도 하지 않는다”고 한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 도쿄전력의 2015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결의서를 지난달 28일 채택했다. 같은날 도쿄전력 주주총회에서는 “(오염수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공사를 강행한 것은 어민들과의 약속을 짓밟은 것”이라는 비난이 터져나왔다.
다만 일본 전체 여론은 방류에 긍정적인 의견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민영 뉴스네트워크 JNN은 지난 1∼2일 조사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 찬성 의견은 45%로 반대한다는 의견 40%보다 높았다.
일본 정부는 주변국을 설득하기 위한 여러가지 조치들도 취하며 해당국 정부의 태도, 여론을 예의주시해 왔다.
최근 일본 언론에는 한국 내 여론 동향 관련 기사가 자주 등장해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반대, 80%에 육박하는 반대 여론, 천일염 사재기 등을 비교적 자세히 소개해 왔다. 교도통신은 지난달 30일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 일본정부의 판단을 주시하고 있는 여당 국민의힘 지지자의 절반 이상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소금 사재기를 하거나 수산물 구입을 꺼지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 등 보수성향의 언론은 야당의 반대에 대해 “과학적 근거없이 국민들의 불안을 부추긴다”, “윤석열정권을 견제하기 위한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는 등 비판적 논조가 강하다.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 일변도의 대응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3일 “중국정부는 ‘태평양은 일본이 핵오염수를 내보내는 하수도가 아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와 함께 일본 정부에 질문장을 제출했다”며 “일본 외무성은 중국에 데이터를 준비한 설명를 하겠다고 몇 번이나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태도에 따라 홍콩, 마카오 정부가 오염수 방류 시 후쿠시마 주변 지역에서 나온 수산물 등의 수입금지를 발동하겠다고 시사한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핵무기 실험장으로 활용해 핵이나 방사성물질에 민감한 태평양 섬나라에 대해서는 정상회담, 특사파견 등으로 공을 들여왔다. 이들 나라는 어업이 주요산업이라 오염수 방류가 자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크다. 니혼게이자이는 “태평양도서국포럼(PIF)는 방류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지난 2월부터 남태평양에 위치한 국가와 집중적으로 대화해 왔으나 방류에 이해를 표시한 곳은 팔라오, 미크로네시아연방, 파푸아뉴기니 뿐”이라고 전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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