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통학회, 국내 웹툰 산업의 현재와 미래 점검했다…세미나 성료

이대율 2023. 7. 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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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통학회(학회장 홍성철•경기대 교수)가 지난 6월 30일, 서울 중구 소재의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 교육원에서 ‘K-콘텐츠 창작 생태계 진단과 발전 방안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본 세미나는 전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국내 웹툰 산업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웹툰 산업의 발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주제 발표는 김천수 동의대학교 교수와 오하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가 진행했으며, 정용국 동국대 교수의 사회로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에는 김설아 홍익대 교수,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유진희 앤미디어 본부장, 지성욱 한국외대 교수,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박사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다양한 시각으로 웹툰 산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우리나라 웹툰이 K-콘텐츠 산업 내에서 콘텐츠 자체로의 가치뿐만 아니라 K-콘텐츠의 원천 IP로서 국내외적 성과를 달성했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과 같은 웹툰 플랫폼 기업이 같은 과정에 기여했음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K-콘텐츠는 있지만 K-플랫폼이 부재한 현 상황에서 웹툰 플랫폼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K-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오하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K-콘텐츠의 지속성장을 위한 조건: 웹툰과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오 박하는 웹툰의 원천IP로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웹툰 플랫폼 기업들이 좋은 웹툰IP를 보유하고 IP에 대한 관리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역량과 영상 제작사 인수합병 등을 통한 제작역량 내재화를 진행해 IP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박사는 “우리나라가 콘텐츠 강국이나 아직 대표적인 글로벌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며, “웹툰 플랫폼이 K-콘텐츠의 지속적인 IP공급처로서의 의미와 새로운 수익화 모델을 제시한 의미와 함께 글로벌 플랫폼으로서 가능성이 가장 큰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희 엔미디어 본부장은 “원래 미국과 일본이 코믹북과 카툰으로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으나 우리나라 웹툰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며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며 “이런 과정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네이버 등 국내 대형 플랫폼들의 역할이 컸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할 점이다”라고 말했다.

김천수 동의대학교 교수는 ‘웹툰과 플랫폼을 둘러싼 논의 들여다보기: 2013~2023 언론 보도 분석’이라는 주제로 최근 10년동안의 웹툰 관련 언론 보도를 토픽모델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김 교수는 웹툰과 관련된 19개의 토픽 중 부정적인 토픽은 ‘플랫폼 노동’ 하나뿐으로, 산업이 성숙될 수록 기본적으로 비판적인 접근이 증가할 수밖에 없으나 플랫폼 노동 이슈 증가는 향후 웹툰이 해외 진출, 확산을 이루는 데 방해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또한, 웹툰 생태계가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작가-제작사-플랫폼의 상생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서범강 회장은 웹툰에 대한 지속 성장 가능한 생태계를 논의할 때, 상생의 주체에 오로지 작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도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기업의 역할과 가치를 올바르게 보고 기업 활동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 회장은 “작품 퀄리티 향상을 위한 제작의 스튜디오화를 공장제로 오해하거나, 표준계약서가 기업의 불공정으로부터 창작자를 보호하기 위한 계약서로 언급되는 부분 등도 지양돼야 한다”며 “작가와 웹툰 기업에 몸담은 사람들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웹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방해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최세경 중소벤처기업연구원 박사는 플랫폼 노동과 같은 웹툰 생태계 내 갈등이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에 대한 진단 없이 각자 많은 이견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최 박사는 “정부가 갈등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정책 및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설아 홍익대 교수는 “정부가 문제가 불거진 이후, 콘텐츠 관련 플랫폼과 기업들에 규제 및 요구를 해오고 있지만, 작가에 대한 처우와 창작 환경 개선 문제를 기업에 요구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유럽의 사례처럼 창작자의 복지와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정부가 맡아야 하는 영역으로,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하영 박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이 K-콘텐츠를 대표해 다양한 국가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강조했지만, 애플이나 아마존, 일본 출판사들이 웹툰 산업에 진출함에 따라 국내 플랫폼 기업이 꾸준한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진희 본부장 역시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의 중요한 역할을 인정했다. 유 본부장은 “웹툰 산업은 스토리 경쟁이 중요하여 영상 산업과 같이 거대 자본에 의해 역전되는 위험이 적다”고 분석했다.

지성욱 한국외대 교수는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로 인한 영상 산업의 위기를 예로 들며 글로벌 기업이 웹툰 산업에 진입함으로써 인건비 상승에 따른 국내 웹툰 산업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지 교수는 “웹툰 산업도 국내 시장에서 잘 돼야 전세계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서범강 회장은 애플과 아마존을 필두로 다채로운 글로벌 기업이 기존 웹툰 산업에서 효과를 나타내던 시스템을 벤치마킹해 더욱 강력한 시스템을 개발, 제공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 회장은 웹툰 산업의 위기를 우려하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대한민국의 분위기는 규제 등을 통해 국내 기업의 한쪽 발을 묶어 놓고 해외 거대 기업들을 상대로 경쟁을 하라고 하는 분위기다”라며 “웹툰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의 측면보다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설아 홍익대 교수는 “웹툰 산업 내 글로벌 플랫폼이 진입한 것은 단순하게 투자에 따른 문제만으로 보는 것이 아닌, 미국과 유럽에서 예술적으로 가지고 있는 지적IP의 축적, 즉 문화적 자본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IP가 등장해 우리나라가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점까지 주목해야 한다”며 “이를 해결하는 것은 플랫폼이 아닌 정부의 역할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웹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정책 결정 과정에서 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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