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이적생 김상수, KT 위즈 반등의 ‘수훈갑’
3할대 안팎 타력·‘명품 수비’로 벤치 신뢰에 화답하며 ‘핵심 역할’
4·5월 부진으로 우승 후보에서 최하위 추락의 쓴맛을 본 프로야구 KT 위즈가 6월 대반격을 통해 중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KT는 3일까지 33승2무37패를 기록하며 7위를 달리고 있다. 3위 NC와 격차도 3경기에 불과해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사정권이다. KT의 6월 반등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FA로 영입한 ‘내야수 막내’ 김상수(32)다.
주전 유격수 심우준의 군입대 공백을 메우기 위해 4년 29억원에 영입한 김상수는 2009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아 줄곧 한 팀에서 뛰었으나, 그를 간절히 원한 KT의 러브콜에 팀을 옮겼다. 일각에서는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는 기우였음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이번 시즌 김상수는 67경기에 나서 228타수 68안타, 타율 0.298, 25타점, 11개의 2루타로 홈런은 없지만 장타능력까지 과시하며 3할대 안팎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드오프로서 출루율 0.382에 팀내 가장 많은 30개의 볼넷을 골라낼 정도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또한 19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득점권 타율도 0.392로 팀 주전 야수 가운데 가장 높다. 수비에서도 실책이 5개에 불과해 10개 구단 주전 유격수 가운데 러셀(키움·3개) 다음으로 적을 정도로 안정적이다.
이에 KT 구단 안팎에서는 “김상수를 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했나?”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심우준의 공백을 메우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기에 ‘복덩이가 굴러왔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김상수는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팀 주전 내야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적다. 1루수 박병호(37), 2루수 박경수(39), 3루수 황재균(36) 틈에서 유일한 30대 초반이어서인지 그는 항상 활력이 넘치고 밝은 표정으로 내야 분위기를 이끈다.
4월 타율 0.250으로 평범했던 김상수는 새로운 팀에 대한 적응을 마친 5월에는 0.333, 6월 0.318로 꾸준한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덩달아 수비력도 시너지를 내며 잇따른 명품수비로 팬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김상수는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량이 쇠퇴하는 현상)’라는 말을 KT에 와 지우고 싶었다. 내야 막내이다 보니 더 뛰려고 노력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믿음을 주시고 좋은 타자들이 많아 편안하게 출루에만 신경 쓰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와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심우준의 입대 공백을 메우기 위해 FA 시장에 나온 김상수와 빠른발에 펀치력을 갖춘 노진혁(34)을 놓고 고민했다고 한다. 나도현 KT 단장은 “둘을 놓고 감독과 상의해 고민하다가 부상 부담이 적고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춘 김상수를 택한 것이 이렇게 좋은 선택이 될 줄 몰랐다”며 “팀이나 선수 본인에게도 올해가 중요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수비력을 보고 택했는데 타선에서도 이렇게 활약해줘 고맙다. 기본적으로 탄탄한 수비력과 컨택 능력을 갖춘 선수로 좋은 활약을 펼쳐주면서 전반적으로 수비라인에 시너지 효과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고 평했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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