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민족문제연구소 "보훈부, 궁극적 목적은 '친일' 김성수-장지연 재서훈 검토인 듯"
- 과거에 비해 독립운동 연구 활발.. 가짜 유공자 나올 확률 드물어
- 독립유공자 기준 모호? 현재 김원봉도 서훈 안 돼
- 尹정부, 서훈에 색깔론 적용해 지지층 결집시키려는 듯
- 전수조사 중 왜 친북 독립운동가만? 다른 의도 있는 듯
- 다양한 전문위원 통해 서훈 검증? '뉴라이트' 특별위 될 것
- 미테랑도 사회주의 정당 수장.. 우리만 반공프레임 갇혀
- 유공자 서훈, 정치인이 판단할 문제 아냐.. 사학계에 맡겨야
- 대국민 공개검증? 위험한 발상.. 유공자 서훈, 심사숙고해야 방학진>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 진행자 > 보훈부가 친북 활동이나 허위 공작 등으로 논란이 된 독립유공자에 대한 서훈을 박탈하는 것을 추진하겠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논란 조짐이 있는데요. 민족문제연구소의 방학진 기획실장 연결해서 어떻게 보는지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와 계시죠?
☏ 방학진 > 안녕하십니까? 방학진입니다.
☏ 진행자 > 몇 가지 논점이 있는 것 같은데 갈래를 지어서 질문하나하나 드릴게요. 첫째 독립운동 하지도 않았던 사람이 독립운동가인 양 행세를 해서 독립유공자로 지정된 건 이거 당연히 조사해서 밝혀내야 하는 거 맞죠?
☏ 방학진 > 당연하죠.
☏ 진행자 > 혹시 이런 케이스가 지금도 있다고 보세요?
☏ 방학진 > 과거에는 많았습니다. 과거에 62년도부터 독립운동가 심사가 이루어졌는데 그때 박정희 정부 초기부터죠. 그때는 제대로 된 데이터베이스가 없었고 인우보증제도라고 해서 “내가 독립운동 했는데 이 친구랑 나는 같이 했어, 내가 보증할게” 라고 하면 인우보증제도를 통해서 가짜들이 많이 만들어진 경우도 있었고 친일 문제가 금기의 영역이었는데 친일문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독립운동가로 서훈 받은 분이 알고 봤더니 친일파였더라 이렇게 되면서 친일파가 또 독립운동가에서 서훈이 치탈된 경우도 있고 지금은 워낙에 학계의 연구도 잘 발달돼 있고 데이터베이스 축적이라든지 연구 결과가 축적돼 있기 때문에 가짜가 나올 확률이 아주 극히 드뭅니다.
☏ 진행자 > 걸러질 만큼 상당 부분이 걸러졌다고 보시는 거고.
☏ 방학진 > 최근에는 그렇다는 거죠. 과거에는 그런 경우가 많았고.
☏ 진행자 >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위 독립유공자가 있다면 걸러내는 건 당연지사니까 이건 더 이상 논하고 말 것도 없는 것 같고
☏ 방학진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두 번째, 친일 행적으로 서훈이 박탈됐던 김성수나 서훈이 취소됐던 장지연에 대해서 공과를 가려 재서훈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 이렇게 밝혔는데 이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 방학진 > 이번에 보훈부가 밝힌 보도자료의 내심인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 진행자 > 이게.
☏ 방학진 > 그동안 서훈 기준의 가장 대원칙은 ‘선항일 후친일’은 친일로 인정되거든요.
☏ 진행자 > 먼저 항일 운동을 하다가 나중에 친일로 돌아선 경우.
☏ 방학진 > 대표적인 게 바로 장지연하고 김성수죠. 그래서 YS정권 때 1995년도에 그런 경우 5명을 대통령 지시로 직접 행위가 밝혀진 5명에 대해서 서훈 치탈된 경우가 있었고 그 이후에 노무현 정권 때는 정부에서 위원회를 만들어서 친일반민족행위자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어서 그 위원회에서 보고를 통해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확정된 경우에 10여 명을 공식적으로 국가행정행위로서 독립운동가에서 치탈한 경우가 있고 그 대표적인 게 바로 장지연과 김성수인데 이 두 사람을 다시 해방 이후에 특히 김성수의 경우에 해방 이후에 고려대학도 잘 만들고 민주당 활동도 하고 했지 않았느냐 이러면서 아마 다시 한 번 공과론을 들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아마 보훈부의 내심이 아닐까 싶어요.
☏ 진행자 > 가장 궁극적 목적은 여기에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그럼 아무튼 보훈부의 이런 접근법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실장님은.
☏ 방학진 > 이분들이 왜 갑자기 이런 것을 들고 나올까. 사실 국가보훈처에서 보훈부로 장관급으로 격상된 게 6월 초인데 보훈 대상이 크게 세 가지가 있거든요. 독립운동 영역, 민주주의 영역, 호국 영역 그중에 호국 영역은 6.25라든지 월남 참전용사들을 보훈하는 거거든요. 숫자로는 이 부분이 가장 많습니다. 또 박민식 보훈처 장관의 아버님도 월남전 참전해서 전사하신 군인이시거든요.
☏ 진행자 > 그랬다면서요.
☏ 방학진 > 아마도 이분의 머릿속에는 가장 영역 중에 유권자가 많은 호국 영역에 대해서 해야 되겠다. 그러면 이 호국 영역은 6.25라든지 월남 참전용사는 기본적으로 반공 베이스거든요. 반공주의를 주입시켜서 자기 지지층을 결집시키려고 하는 이런 얄팍한 정략적인 입장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 진행자 > 상식적으로 한번 질문 드려보고 싶은 게 친일행위를 했는데 친일행위보다 공이 더 많으니까 훈장을 줄 수 있다, 이 논리가 성립이 될 수 있는 건가요?
☏ 방학진 > 매번 박정희를 옹호하는 논리라든지 김성수를 옹호한 논리라든지 친일파들을 옹호하는 논리 중에 공과론이죠. 과거에는 과가 있었지만 해방 이후에 대한민국 좌파로부터 나라를 지켜서 자유 대한민국을 만들었던 우파들이 만든 대한민국의 공적이 있지 않냐 이분들에게 훈장을 뭐라도 줘야 되지 않느냐, 그것이 바로 이명박 박근혜 때 추진했던 건국절 논란이거든요. 건국에 참여했던 서북청년단일지라도 그들이 좌파와 싸워서 우파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기여했다면 훈장을 줘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논리의 연장선이라고 봅니다.
☏ 진행자 > 제가 과거 역사책 이런 데서 배웠던 것은 친일 행적을 가리기 위해서 해방 후에 반공으로 뛰어들었다 이런 식으로 책 읽은 거 여러 권 읽었던 것 같은데 그러면 잘못된 논리입니까?
☏ 방학진 > 그건 잘못된 논리가 아니고 그런 상식이죠. 친일파들이 자신들의 신분 세탁을 위해서 반공투사, 전쟁영웅으로 탈바꿈한 사례가 너무나도 많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쟁점이 독립운동을 하긴 했는데 북한 정권에 가담한 사람들은 가려낸다, 이건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방학진 > 지금 우리가 대표적인 게 김원봉 선생인데 아시지만 약산 김원봉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 김원봉 빼고 이야기할 수가 없거든요. 그렇지만 어찌어찌하여 미군정 3년 동안 월북하셔서 북한에서 어떻게 보면 중요한 위치에 있었단 말이죠. 그렇지만 나중에 김일성에 의해서 숙청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원봉은 북한에서 높은 위치에 있었다라고 하는 이유로 서훈 대상에서 제외거든요. 지금도 서훈 기준에는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거나 북한에서 고위급 인사를 하게 되면 지금 기준으로도 이미 서훈이 안 됩니다.
☏ 진행자 > 지금도 그렇습니까?
☏ 방학진 > 그렇습니다. 이미 있는 기준인데 뭘 더 하겠다는 건지 그게 의아스럽습니다.
☏ 진행자 > 특별히 강조할 이유도 없다.
☏ 방학진 > 특별히 강조할 이유가 없는데 특별히 강조한 그 내심이 궁금합니다.
☏ 진행자 > 실장님은 내심을 어떻게 읽고 있는데요.
☏ 방학진 > 서훈에 색깔론을 적용하겠다, 그런 것이 아닌가 싶어요. 일제강점기 조선공산당과 48년 이후 북한공산당은 전혀 다르거든요. 이것을 하나로 보면서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을 같이 친북 북한 정권을 수립하려고 기여했던 사람으로 하면서 국민을 호도하고 국민을 우민화하고 반공 프레임으로 서훈정책에 있어서 색깔론을 들이밀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결국 자기 지지층을 결집시키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 진행자 > 어떤 이념 논란을 촉발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시네요.
☏ 방학진 > 그렇게 봅니다.
☏ 진행자 > 그렇게 보시는 거고. 알겠습니다. 아무튼 그런데 지금 전수조사를 하고 있습니까? 본부에서.
☏ 방학진 > 네, 문재인 정권 때 피우진 처장이 전수조사 하겠다고 공언했죠.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 독립운동가로 서훈된 분이 1만 7천 명이에요. 1만 7천 명을 다시 조사한다는 건 참 어렵고 지난한 작업입니다.
☏ 진행자 > 전수조사라는 게 그동안 훈장 받은 사람들 모두를 대상으로 다시 조사를 한다, 이런 얘기인가요? 그러니까.
☏ 방학진 > 그렇습니다. 1만 7천 명을 다 조사하려면 보훈부의 담당 공무원 연구 인력을 대폭 늘리고 비용을 늘려야 되는데 그런 것 없이 하다 보니까 지금 25%밖에 조사 못했다는 거 아닙니까? 나머지 그러면 75%를 해야 되는데 이 정권에서 다 할 수 없다고 보는데 가려내는 것은 보훈부의 기본 상황이니까 계속 가려낸다고 보는데 이걸 가려내서 특별히 친북 독립운동가를 가려내겠다고 하는 것은 뭔가 다른 의도가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 진행자 > 지금 보훈부 발표를 보면 친북 논란 등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겠다면서 기존 2심제를 3심제로 강화하고 역사학계 외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위원을 위촉해서 이전보다 유공자 공적 검증을 강화하겠다, 이렇게 밝혔거든요. 이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 방학진 > 현재 보훈심사위원회가 1, 2심은 다 역사 전문가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것을 한번 흔들고 싶었던 시도가 MB 때에 있었습니다.
☏ 진행자 > 있었나요?
☏ 방학진 > 비전문가들이죠. 비전문가들의 면면을 보니까 다 뉴라이트 학자들이에요. 사실은 독립운동 훈격 국민공감위원회라고 3월 7일 날 출범했는데 그 당시에 강제동원 엉터리 해법 발표 때문에 묻혀진 뉴스였지만 그 공감위원 17명 중에 9명이 뉴라이트 경력자입니다. 이 사람들로서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의도인 것 같아요. 마치 박정희 정권 때 친일파 백낙준이나 이병도를 시켜서 독립운동 심사했던 그런 것을 재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또 보훈부 장관의 하명위원회로 만들어서 특정한 사람을 훈장 주는, 예를 들어서 장지연 김성수와 같은 그런 하명위원회로 전락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우려가 됩니다.
☏ 진행자 > 결국 가다 보면 다시 역사관 논쟁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봐야 되겠네요. 지금 말씀을 듣다 보니까.
☏ 방학진 > 과거에는 뉴라이트 학자들이 학문이라는 이름으로 학문의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그런 주장했다면 지금은 연구자들을 정부의 정무직 위원으로 위촉해서 정부가 정치권이 직접 역사 논란을 키우고 확산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 진행자 > 그렇게 보시는 거고, 그럼 얘기 나온 김에 이승만 기념관 얘기도 계속 나오잖아요. 이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실장님.
☏ 방학진 > 이승만이야말로 우리 역사 속에서 두 번 탄핵된 인물 아닙니까? 1920년대 임시정부에서 탄핵이 됐고, 4.19혁명에 의해서 사실상 탄핵되기 직전에 망명한 거 아닙니까? 우리 역사에서 국민들이 두 번 탄핵한 인물을 460억 원이라고 하는 어마어마한 혈세를 들여서 기념관을 만들겠다고 하는 의도가 결국에는 그런 국민적 저항 역사를 무시하고 오직 반공세력만을 집결시키겠다는 의도로 봐요.
☏ 진행자 > 그렇게 보신다. 알겠습니다. 정리하기 전에 아마도 약간 혼란스러운 분들이 계실 것 같으니까 다시 관점 정립 차원에서 질문을 다시 한 번 드려볼게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독립운동을 하긴 했지만 사회주의계열로 북한 정권에 가담한 사람들을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가 결국 핵심 쟁점이 될 것 같은데 혹시 외국의 사례는 어떻게 돼요? 혹시 비교할 수 있는 사례 이런 게 있나요?
☏ 방학진 > 외국 사례가 잘 없죠. 대한민국 사회가 대단히 특별하기 때문에.
☏ 진행자 > 분단국가이다 보니까.
☏ 방학진 > 그런데 예를 들어서 프랑스에서 가장 오랫동안 대통령을 했던 미테랑 대통령의 경우에는 이분이 레지스탕스에서 활동을 했지만 결국 사회당이거든요. 사회주의 정당의 수장으로서 가장 오랫동안 프랑스에서 14년 대통했는데 그런 정치경력 가지고 문제제기하지 않습니다. 한국만이 유일하게 반공프레임에 갇혀서 지금도 친북 반공 색깔론이 먹히고 있는 거죠.
☏ 진행자 > 실장님 개인 견해로는 약산 김원봉 같은 경우는 훈장을 줘도 된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 방학진 > 그건 학자들마다 다 의견이 극과 극입니다. 주어야 된다는 경우도 있고 안 된다는 경우도 있고 학자들마다도 입장이 분분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장관이 또는 박민식 보훈부 장관이나 특정한 정치인이 줘야 한다 말아야 한다고 결정할 수 없고 이것은 학계 전문가 집단에 맡겨야 한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위원회 제도가 있는 거죠.
☏ 진행자 > 결국 이 문제는 훈장을 준다고 하는 것은 국가 정체성과 직결되는 부분이 있잖아요. 사실은.
☏ 방학진 >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한 번 준 훈장을 치탈한다는 것은 국가의 명예에도 문제가 있는 것이고 사회통합에도 지장을 주기 때문에 정말 조심 조심 심사숙고해서 집행해야 되는 업무죠.
☏ 진행자 > 마지막으로 대국민 공개검증 절차도 검토한다고 그러는데 이 방안을 어떻게 평가하세요?
☏ 방학진 > 이것도 역시 문제인데요.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하겠다 그러면 여론조사 해가지고 김원봉 훈장 주십시다 주지 맙시다 여론조사 하겠다는 겁니까? 어떻게 학술의 영역과 전문적인 영역을 국민 여론조사로 하겠다는 것인지 이것도 역시 위험한 발상이죠.
☏ 진행자 > 그렇게 보는 거고, 이런 건 학계 쪽에 맡겨주면 좋겠다 이런 취지의 말씀이신 거죠? 정리하자면.
☏ 방학진 > 한국 사회에서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 훈장을 준 지가 본격적으로 준 지가 20년이고 1995년에 임시정부 초대 국무총리였던 이동휘 선생을 시작으로 사회주의 독립연구가 많이 축적이 돼 있습니다. 이분들의 견해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 진행자 > 마무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실장님.
☏ 방학진 > 고맙습니다.
☏ 진행자 > 민족문제연구소의 방학진 기획실장이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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