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콩’이 개발됐다…겉은 대두인데 속은 분홍 단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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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축산 고기를 대신할 단백질 식품으로 주목받는 대체육에는 크게 식물육과 배양육이 있다.
식물육은 콩 등에 들어 있는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고기맛이 나도록 만든 식품이고, 배양육은 소나 닭 같은 가축의 세포를 배양해 고기 모양으로 만든 식품이다.
물렉은 이 콩에서 돼지 단백질을 추출해 대체육 제조 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2단계로 쇠고기 단백질을 함유한 완두콩 식물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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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환경을 오염시키는 축산 고기를 대신할 단백질 식품으로 주목받는 대체육에는 크게 식물육과 배양육이 있다.
식물육은 콩 등에 들어 있는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고기맛이 나도록 만든 식품이고, 배양육은 소나 닭 같은 가축의 세포를 배양해 고기 모양으로 만든 식품이다.
식물육은 만들기는 쉽지만 고기맛을 내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배양육은 실제 고기와 같은 성분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제조 과정이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든다.
영국의 분자농업기업 물렉(Moolec)이 유전공학 기법을 이용해 둘의 단점을 보완하는 유전자 변형(GMO) 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돼지콩’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피기 수이’(Piggy Sooy)라는 이름의 이 콩은 돼지 유전자와 대두 유전자의 결합체다. 겉은 일반 대두와 똑같지만 콩을 잘라보면 돼지고기 색깔과 비슷한 분홍색을 띠고 있다. 콩 속의 단백질 가운데 4분의 1(26.6%)이 돼지 단백질이라고 한다.
물렉은 피기 수이가 배양육보다 비용과 에너지를 덜 투입하고서도 고기와 비슷한 맛과 질감, 영양성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특별한 시설이 필요한 발효 방식보다 생산량을 쉽게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렉은 이 콩에서 돼지 단백질을 추출해 대체육 제조 업체에 판매할 계획이다. 물렉은 이 새로운 방식이 대체육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는 그러나 지적재산권 문제를 이유로 콩에 어떤 돼지 유전자를 추가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콩의 안쪽이 분홍색인 것은 콩에 추가된 돼지 유전자가 미오글로빈과 같은 철 함유 헴 분자를 가진 단백질과 관련한 것임을 시사한다. 미오글로빈은 고기에서 붉은색을 띠게 하는 물질이다. 이 회사는 2단계로 쇠고기 단백질을 함유한 완두콩 식물도 개발하고 있다.
분자농업 기술, 대체육의 네번째 주자될까
물렉의 기술은 상업적 가치가 있는 물질을 생산하는 작물을 유전공학 기술로 개발해 이를 재배, 수확하는 분자농업 기술에 해당한다. 대체육 보급 단체인 굿푸드연구소(GFI)는 분자농업 기술을 이용한 단백질 식품을 식물육, 발효육, 배양육에 이은 대체육의 네번째 주자로 평가한다.
분자농업의 가장 큰 장점은 비용 절감이다. 땅에서 재배하면 인공 시설을 이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커다란 공장을 짓는 대신 식물을 작은 공장으로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미국 보스턴의 식품기술기업 모티프(Motif)도 분자농업을 이용한 동물성 단백질 생산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쇠고기의 근세포 속에 있는 헴단백질인 미오글로빈 유전자를 주입한 효모로 헴 분자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유전자를 옥수수에 주입해 헴 분자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
굿푸드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분자농업 기술을 이용해 카제인, 락토페린 등 단백질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12개사에 이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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